대성리에서 돌아와 삶을 물을 올리며 쑥과 냉이, 씀바귀를 옷도 갈아입지 않고 앞치마를 두른 후 씻기 시작했다. 다듬어 와서 일이 쉬웠는데 먼저 나물거리부터 삶고 그 물에 쑥도 삶았더니 아주 진한 갈색 물이 되었다. 삶은 물조차 아까워 식을까 뚜껑을 닫고서 주변을 정리하고 잠시 족욕을 하였다. 뜨끈뜨끈해서 발을 계속 담글 수도 없었는데 시원하며 몸이 노곤 노곤하였다. 다음 날 재료가 있어서 쑥 인절미를 만들어보았다. 점심 무렵에 찹쌀을 씻어 불리며 쑥을 잘게 썰었다. 가을 쑥이라 질길 수 있어 전자레인지에 넣고 다시 한번 익혀서 절구에 찧었다. 쟁반 두 개에 콩고물을 준비하고는... 고슬고슬한 찰밥에 쑥을 적당량 덜어 섞어주었다. 여름날은 더워서 송골송골 땀이 맺혔으나 날이 선선하며 요령이 생겨 쉬웠다. ..
동네 산책하며 사람을 사귀지 않고 다닌 편인데 뒷산 입구에서 누구를 기다리는지 기웃기웃하는 여인을 만났다. 아저씨와 함께 움직이셨으나 한번 앓으시고 난 후부터는 산에 오르지 않으신다며 혼자 가기가 그래서 기다리셨단다 인연이 되어 한 바퀴 돌았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소통을 잘하는 분이셨는데, 기존에 알고 지내시던 사람들과도 연결이 되어... 시간이 나면 대성리에 이따금 가신다며 안내하시겠다니 따라나섰다. 역에서 10분쯤 걸었을까 강물이 보였다. 11시쯤이었는데 참으로 한산하며... 햇볕이 등 뒤로 따스해 모자를 쓸 필요 없이 강변길을 따라갔다. 벚나무길이었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뽕나무가 종종 보였고... 그 옆으로 벚나무가 시작되었다. '봄에 오면 꽃구경 좋겠네!' 강물은 청평에서 내려온 북한강으로 기온..
"약을 하려고 하는데 쑥 캘 곳이 없겠니? 아침 일찍 소식이 왔다. 봄도 아닌 데 쑥을...? 약이라... 나물 캐러가고 싶어도 아는 곳이 없어 봄이면 집 근처를 뱅뱅 도는 나인데 친구가 아버지 계신 곳은 어떠냐고 묻네? 귀가 어두우시니 전화를 드려도 항상 나중에서야 확인을 하시고 다시 거는 방법으로 통화를 하는지라... 엄마와 일단 통화를 해보니 요즘에는 개발이 심해서 쑥 찾기도 힘들다 하시는데... 이야기를 들어보시고는 아버지께서 먼 길이라 권유는 못하겠지만 캘 곳이 없으면 오라하신다. 하늘은 내내 흐림으로 이어지다 만나려는 장소에서 비가 별안간 후두둑 떨어지고 ..... 친구와 친구어머님, 그리고 나는 김포로 여행 삼아 널찍한 자유로를 달렸다. 햇볕이 쨍쨍이지 않아 오히려 평온하고 한적한 길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