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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을 하려고 하는데 쑥 캘 곳이 없겠니?

아침 일찍 소식이 왔다. 봄도 아닌 데 쑥을...? 약이라...

 나물 캐러가고 싶어도 아는 곳이 없어 봄이면 집 근처를 뱅뱅 도는 나인데 

친구가 아버지 계신 곳은 어떠냐고 묻네?

 

귀가 어두우시니 전화를 드려도 항상 나중에서야 확인을 하시고

다시 거는 방법으로 통화를 하는지라...

엄마와 일단 통화를 해보니 요즘에는 개발이 심해서 쑥 찾기도 힘들다 하시는데...

이야기를 들어보시고는 아버지께서 먼 길이라 권유는 못하겠지만

캘 곳이 없으면 오라하신다.

 

 하늘은 내내 흐림으로 이어지다 만나려는 장소에서 비가 별안간 후두둑 떨어지고 .....

친구와 친구어머님, 그리고 나는 김포로 여행 삼아 널찍한 자유로를 달렸다.

햇볕이 쨍쨍이지 않아 오히려 평온하고 한적한 길에다...

밥을 눌려서 과자를 만들어 오신 고소함에, 

푸르른 김포평야를 지나 구불구불 도착해보니,

 

 

 

 아버지의 꽃밭은 환하고 푸릇푸릇 무르익어......

보고 싶다 해도 그렇게 못 오더니 웬일이냐며? 놀라고...ㅎㅎㅎ...

건물 앞에 열무를 뽑아 놓으신 채 어디 가셨을지 보이지 않으셨다.

그 사이 꽃밭을 구경하시는 친구어머님은 좋다~ 좋다~

아버지의 정성이 엿 보인다며 연신 칭찬하시니......

 

 

 

 긴 장마에 촉촉함 매달고 우쭐해진 원추리가 아름다움을 맘껏 뽐냈다.

 '너를 보니 환한 웃음이 절로 나는구나!'

 

 밭두렁을 기웃거려도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더니만......

차를 타고 쑥 있는 곳으로 가자하셔서 10분 정도 자리를 옮겼는데...

장마에 흙이 질척거리는 사이로 풀들이 어찌나 무성한지...

어느 것이 쑥이고 잡초일까 다들 무릎 위로 올라와 거친 얼굴들을 내밀었네?

손수 뽑으려고 장갑이나 간단한 연장을 챙겨왔지만,

이미 다 뽑아 놓으셨다기에 밭두렁을 찾아보며 넷이서 나르는데도... 

쑥은 뿌리채 뽑혀 싱싱함에 벌떡 일어날 듯 누워있고 연이어 또 있고...

얼마나 많은지 달구지로 하나 가득 되겠더란다.

 "그 사이에 이렇게 많이 하셨어요? 와아~~~~~"

 

 집에 가면 수돗물로 헹궈야하니 개울에 가서 흙을 대충 씻자고 하셔서

한 사람은 던져주고, 한 사람은 흙을 털고, 나르고 ,

차에 정리하고...바쁘게 한 시간 여를 움직였을까?

필요하다는 양보다 훨씬 넘쳐났지만 가을 송편 등 쓰임새가

많겠으니 소중하게 다루어 몽땅 실었다.

 

 

 

 햐~~~

봄에도 어린 쑥 향이 좋지만 한여름의 뼈대 굵어진 줄기에

싱싱한 잎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움에 비하랴!

한 움큼 말려서 욕실이나 거실에 놓고 싶은 마음이 일었으니 꼭 실천해보자꾸나!

 

 

 

 

 꽃나무들아!

너희가 있으니 집에 오셨다가도 일 마치시면 답답하시다 얼른 달리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겠구나!

내 오늘은 쑥을 캐러 친구와 더불어 별안간 왔다만 지름길을 알아두었으니...

문수산에도 올라 임진강도 바라다보고 맨 눈으로도 보인다는

북한과 산성도 구경해보고 싶구나!

아버지께서 애쓰시고 여럿이 정성을 들인 만큼 훌륭한 약초로써

아픈 곳 보듬어주길 바라며 굳건하게 자라다오!

 

 

 

 2013년 7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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