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오기 전 물소리길 한 코스를 더 걸었다. 봄부터 시작해 눈이 온 날에는 걷지 않아 궁금해서 비교적 따뜻한 날로 정하여 기온은 영상 5~ 6도였다. 지도를 보면 7코스는 낮은 산을 빙 돌아 지평역으로 향하며 거의 평평한 길 10.7km로 걷기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평역에서 다시 서울로 오는 차편이 불편하였다. 경의중앙선 용문역에서 나오자마자 이정표를 참고하지 않고 산 밑에 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지 물을 따라가는 길이니까(실제로 흑천이 흐르고 있었음) 이야기하며 앞으로 쭉 걸었는데 역을 나오자마자 다른 길로 향한 것이어서 길을 잘못 들은 셈이었다. 걸으려고 왔으니까 조금 돌았어도 상관없지, 뭐!^^ 멀리 녹색으로 보이는 철길이 지평역으로 향하는 철도인데 남쪽으로는 용문역이 종점인 줄 알았지만 집에..
산길이 부분적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흙길이 나오면 반가웠다. 바로 아래에 마을이 있었는데 산을 일부러 끊어서 길을 낸 곳이라 황토흙 속살에 기분 좋았다가 안타깝기도 했으며 하늘을 여러 번 올려다 보았다. 내려오다 블루베리 농장을 만났다. 진한 향기의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매달렸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밖에서는 포대에 담아 키우고 있었는데 나무가 실했다. 묘목을 판다니 마음에라도 몇 그루 심었다. 사과밭도 있었다. 이런 산중까지 기온변화로 사과가 올라온 것이다. 수확기에 새들이 오는지 망으로 덮었고 이곳에 솔잎이 날아와 구멍마다 매달려서 마치 어깨에 숄을 두른 듯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깊은 골짜기로 느껴진다고 하자 조금만 더 가면 큰 길이 나온단다. 굴다리를 지나... 논두렁에 던져진 들깨덤불을 만나..
겨울준비가 끝나 홀가분하게 물소리길을 이었다. 가기 전날 비가 왔고 가는 날만 괜찮았다가 갔다 온 다음날에 다시 비가 와서 날 잡는데 복 받았다 싶었다. 경의중앙선의 종점인 용문역에서 유명한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관광단지까지 걷는 6코스는 돌아올 때 버스를 타고 다시 용문역으로 나와 지하철을 타야만 했다. 물소리길은 이런 장면이 여러 번 나타났었다. 뚝방길처럼 옆으로 물길이 계속 따라오고 벚꽃나무가 양쪽으로 쭉 늘어서 봄이면 황홀할 길이었다. 아침을 먹고 갔으나 이쯤에서 거울 같은 강물에 비친 그림들마저 감상하며 향긋한 커피와 쵸코렛과자 그리고 주먹밥 두 덩이 먹었을 것이다. 산을 앞에 두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춥지 않아 좋았고 아무 걱정이 없었다. 4코스부터 흑천(黑川)이 나타났었나? 상류로 향하..
물소리길 5코스는 예전에 흑천길이라 하였다. 코스가 다시 정비된 후 가보았는데 달라지긴 했다. 여정이 단순해졌다고 할까? 물소리길이니 물을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5코스는 추읍산이 한동안 보이는 구간으로... 어떤 장면을 山 앞에 놓아도 잘 어울렸다. 이를 테면 코스모스, 백일홍과도 근사하게 어울렸으며...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과도 멋들어졌다. 지나간 어떤 해에는 노란 벼가 보고 싶어 몸살이 날 정도였는데 행복한 마음이었다. 서울 근교라 비닐하우스가 많더니... 치커리나 상추, 호박, 배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농촌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점이 물소리길의 특징이며 한적한 길과 이런 풍경들로 편안함을 주었다. 그냥 보면서 걸으면 되는 것이다. 마늘은 겨울 동안 남쪽에서나 재배하는 줄 알았는데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