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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

그는...여인은...

평산 2010. 2. 21. 19:29

 

 

 

 사람들에 마음을 들뜨게 하는 따스한 어느 봄날!  
매끈하게 다듬어진 갈색의 지프 한대가 산수가 뛰어난 어느 절경에 산골을 지나다가
마음을 휘어잡는 그림이 눈앞에 들어온 듯  가던 길을 멈추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무엇에 이끌린 듯 연신 사방을 둘러 보았다.                                                 
안개꽃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구릉사이로 그림같은 출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홍살문과 같은 구조물에는 작은 편액이 걸려 있었다.
"평산의 정자" 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약간 구릉진 언덕을 넘으니 때가 봄인지라 복사꽃이 어여쁜 색조를 발하고 있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가 아니라 자연적인 군락을 이룬 것인지 주변의 작은 바위 자락과
흐르는 시냇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 있는 산수화를 이루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풍수에 탄복을 하고 있을 때,
잘 다듬은 듯한 자연적인 돌 계단이 냇물을 가로 지르고 있다.
돌계단을 밟고 냇가로 가 앉았다.

 흐르는 물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이 눈에 들어온다.
따스한 햇빛이 주변의 수풀에 푸른 빛을 만들고 있는데 어디선가 고운 선율이 들려왔다.

 흐르는 물소리에 혼조를 이루며 아스라이 들려 오는 저 아름다운 곡조!
가야금 소리 같기도 하고 피리소리 같기도 한데 실바람에 실려 오는 음색이 어디쯤에서 오는지 분간 할 수는 없었다.

 누구를 기다리는 기원(冀願)의 소리 같기도 하고 구군가를 부르는 애달픈 소리 같기도 했다.  
아니면 마음에 맺힌 한을 바람에 실려 보내는 낭만에 소리 같기도 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신기한 소리가 들려 오는 곳을 찾아 나섰다.
비탈길을 따라가니 소나무 숲 사이에 정갈하고 검은 와채가 보였다.
와가의 대문은 잠긴 것인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말없이 먼 산을 주시하며 생각에 잠긴 듯 조용하게 서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
고운 가락에 소리도 멈추고 사방은 적막에 쌓인 듯 고요했다. 
   
 이윽고 방문이 열리고, 한복을 품위 있게 차려 입은 여인이 밖을 주시하며 이렇게 말했다 . 
 "밖에 누구 왔습니까 "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여인은 혼자 중얼거렸다. '누군가 온 것 같은 데......'
그리고... 여인은 대문을 열고 문밖으로 나왔다.             

순간 !
두 사람이 마주쳤다.
내가 누구인지 알겠소 ?
....................... 

                                                 

 

 

 .................................................

 

 여인은 조심스런 눈길로 옷깃을 가다듬으며 머뭇머뭇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시선을 한 곳에 고정했다.

 "어디서 언뜻 뵌 분 같긴 한데요"

가야금을 뜯다가 햇살을 받으며 서 있어서인지 복사꽃 분홍빛 때문인지 앞에 있는 분이 아른아른했다.

 "저를 아시고 찾아오신 분이시랍니까?"

그는 대답 대신 빙그레 웃으며, 절경에 이끌려 이곳까지 오게 되었으며 문득 홍살문에 걸려 있는 작은 편액을 바라보게 되었고

'평산의 정자'라고 쓰여 있으니 어떤 확신에 이끌려 다가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니까~~~~혹~~시???"

여인은 설마 그럴 리는 없다는 듯 잠시 사이를 두고......

그러나, 이미 무엇인가 짐작을 한 듯 "한양에서 천리 먼~~곳에 사시는 분이신지요?"

  

 "道河!"

 "道河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ㅎ."

 

 "사진으로는 딱 한번 뵈었으며 글로만 대했었던 道河님이신데,

오늘은 어인일로 '평산의 정자'에 오셔서 이 기쁨을 주신답니까?

눈이 많았던 올 겨울 어떻게 보내셨을 지요. 정말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뒷뜰에서 맑은 산수를 긷고 넉넉한 茶器에 물 끓이고......

데우고....닦고....'쪼르르~~~' 따라 드리고......

道河님은 어색하게도 여인의 손놀림을 다 지켜보고 계셨다.

 

 행여,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 여기셨는지요.

얼굴을 대하지 않고서도 그리움을 알게 해주신 분이셨는데 어찌~~~~^^

 

 살아있어서 감사한 날들입니다.

 

 

 

 

 

   2010년  2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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