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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피스 하나 갖다 입어라!"
 맞춤을 한 옷인데 두 번밖에 입지 않으셨다며 막내딸은 털털하니 큰딸이 가져다 입으란다.


 "언제하신 옷인데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엄마가   40대 때하신 옷이었다.


 '아무리 유행을 따르지 않는 딸이지만 30년이 지난 옷을.. 더군다나 엄마가 그 시절에 얼마나 뚱뚱하셨는데?
오 마이 갓!'


 입으셨던 옷 중에서...
내가 모르는 옷이 어딘 나?
옆에서 붙어살았으니
모조리 봤을 텐데......
더군다나 시골읍내장터에서 맞춤을 한 옷이라?...ㅎㅎ


 하지만, 뭐....
기분 나쁘지 않았다.
우선 털털하지 않다하시니
흉은 아닌 듯 싶었고...
원피스는 좋아하는 옷이라
유행이 따로 있을까 싶은 게......


 희망사항이라면,
허리선이 살짝 들어갔음...
품이 조금 크더라도 입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도착하여 맛있는 거 먹느라 친정에 왜 왔는지도 잊어버리고서 이야기가 한창인데...
                        
 




 쨘~~~
 박음질이 보이는 장미꽃무늬의 원피스로 허리는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벨트를 하게끔 되어있었으나 벨트는 어디로 갔을지 찾으면 주신다는데,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지만 
멋쟁이가 아니어서 그런 가  시골읍내장터 패션치고는
그런대로 훌륭했다.^^


 엄마는 이 옷 이외에도 여러 가지 옷을 내놓으셨는데 이제 다리가 아프셔서 구두도 신기 어렵다하시며 입겠으면 가져가라 하시네?


 순간, 여태껏 웃다가 마음속으로 슬픈 생각이 드는 것은 무얼까?  엄마가...그러니까 정리를 조금씩 하시는 걸까?
아니야, 벌써?
그럴 리가...
괜히 앞서가지 말자!




 몸에 딱 맞는 옷도 있었으니 꽃무늬 원피스가 그랬다.
여름날 입으면 예쁘겠는데?
곱기도 해라! 





                         

           
 또한,
 하늘하늘 옷감들이 눈에 뜨인다. 한때 운동으로 춤을
배우시기도 했는데 빙글빙글 돌면 나팔꽃처럼 퍼져서 여성스럽게 보이는 옷들이 많으시더니... 고무줄을 넣어 집에서 입는다며 긴 치마 서너 벌도 가져왔다.  




 재봉질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허리도 알맞게 줄여 입고...조금씩만 줄이면 멋쟁이 옷들이겠는데...


"엄마...
혹시, 슬퍼하신 것은 아니지?" 집에 와서 한 말씀드렸더니 딸이 입어줘 고맙기도 ...  새 옷이 아니라...
미안하시단다.
 "별말씀을요~~~"


 바짝 말려서 세탁해 놓으니 주신 옷들이 반듯하다.
'입으며 엄마 생각해야지!'
 
 마침, 입고 계신 옷이...
시원하고 좋으시다 자랑을 하시는 바람에 대화가 옷으로 옮아가... 참지를 못하고...
주신다는 원피스 어디 있냐며 여쭈었다. 30년이 넘었다는 오늘의 주인공 원피스가
하도 궁금해서...ㅎㅎ



 2013년 6월 1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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