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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따라 아버지께서는 우리집 가까이에 있는 시장에 다녀오신다 하시고...

난 반대로 아버지일터로 향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내가 시장을 봐서 찾아뵈면 안 되겠냐고 말씀드렸더니 너는 못한다며,

버스와 지하철로 왕복 4시간이 넘는 그 먼 길을 돌덩이처럼 무거워진 가방을 메고 다녀오셨다.

며칠 후면 제사가 있어서 휴일에나 시간이 나시니 조금 준비하셨단다.

이사 가시기 전에나 생활권이 시장에 가까우셨지 지금은 머니까 딸 입장에서는...

집앞 마트에서 준비하셨으면 하지만... 정성도 갸륵하시지!

 

 아버지께서는 왕복이셨으니 파주에 들렀다가 내가 먼저 도착하였다.

어버이날을 염두에 두고 뵈러 갔으니까 점심을 손수 준비하시게 되면 죄송스러워서...

간편한 음식을 가져갈 테니 신경 쓰지 마시라 말씀드렸는데 나물거리가 있다며 비빔밥이나 먹자하시네?

돈나물, 도라지싹, 콩나물, 시금치나물도 보이고 뜨끈한 사골국물 한 그릇씩을 준비하셔서...

양푼에 몇 그릇을 퍼 담고 한꺼번에 비벼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ㅎ

그러고도 떡에 또 과일에...

 

 

 

  점심 준비하시랴 시장에 다녀오시랴 새벽에 일어나셔서 쉬는 시간이 없으셨으니...

설거지를 해드리고 한숨 주무시라며 그 사이에 이곳에 오면 궁금해지는 문수산에 올랐다.

아무래도 북쪽이라 이제 서야 문수산성 밑으로는 철쭉이 성벽을 따라 죽 피어있었는데 참 곱기도 하여라!

공기가 맑아서 화사함이 하늘을 찌르고  황홀하기까지 했으니 福이 많았다.

 

 

 

 정상에 올라 며칠 전에 다녀왔던 강화도가 잘 있는지 바라다보고...

좁은 흙길로 내려와 북한이 잘 보이는 전망대로 향했는데 이곳에서는 어디를 바라보나 멋지고 시원시원해서...

 

 

 

 누구에게나 보여주고 싶은 山이지만...

평소에 잘 넘어지셔서 어딜 가시든 아버지 손을 붙잡고 다니시는 엄마께 제일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알기로 살아오시며 平地만 밟아보셨을 엄마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기쁨을 못 느끼셨을 것이라...

올라서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도 없으실지 모르지만 육지와 바다가 보이는 모습들에 얼마나 가슴이 후련하실까?

이럴 땐 힘이 장사였으면 좋겠다.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도...

두 강이 합쳐서 바다로 흘러나가는 모습도,

문수산성에 얽힌 이야기와 좁은 강화도 길목에서 열강들과 일어났던 일 등을 재미나게 설명해드릴 수 있는데 말이야!

멋진 풍경 내려다보면서 과일이라도 까먹고 茶 한잔 마시는 기쁨도 나누고 싶은데 말이야!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찾아뵈었지만 부모님께 딸래미 얼굴만 보여드리고 온 셈이 되었다...^^*

 

 

 

 

2015년  5월  1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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