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6.25 때 초등학교를 다니셨던 선배님 댁 방문이 있었다.

강원도 화천에서 사시는데 언제 한번 찾아 뵈도 되겠냐고 여쭈니 아주 반갑게 응해주셔서...

5명의 후배들이 찾아가게 된 것이다.

 

 강원도는 높은 산이 많아서 그런가 모처럼 멀리 나가서 그랬나...

멀미 기운이 있어서 머리가 좀 아팠는데 차에서 내리니 공기가 좋아서 금세 가라앉았다.

선배님께서는 황송하게도 미리 배웅 나오셔서 점심 먹고 들어가자며 송어회집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셨는데...

음식점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지 山蔘酒를 준비해오시고...^^

 

 

 

 촘촘하고 가지런히 썰어진 송어회에 눈길이 갔으며 개인마다 양배추를 한 사발씩 주어서 푸짐했다.

어쩌자고 비싼 회를 즐겨하지 못할까! 아이 아까워...ㅎㅎ...

더군다나 준비하신 술은 왕비주와 임금주로 알콜 함유량이 달라서 임금주의 경우 38도였는데...

몸에서 받으면 산삼이 들어간 왕비주를 좀 마시련만...몸보신으로 반잔만 음미해보고...^^

염소처럼 양배추만 먹다가 그래도 맛이 궁금하여 두 점을 깻잎에 싸서 먹었는데 담백하니 고소했다.

배가 고팠던 참이라 마침 매운탕이 나오길 레 회는 그만두고 촌스럽게 송어회를 익혀서 듬뿍 먹었다. 

 

 식사를 하시며 우리나라 현대사에 등장하시는 분들과 함께 일하시던 때를 이야기해 주셨다.

예를들면 정주영, 이명박씨로 몇 십 년을 옆에서 봐오셨으니 현장감이 철철 넘치고 재미있었다...^^

 

 

 

 서울에서 사시다 화천으로 내려오신 이유는 당뇨가 있는 친구분이 공기가 맑은 이곳에 와서 다 나으셨다며...

건강하실 때 지키자는 뜻에서 내외분이 400고지에 집을 짓고 이사 오신 것이다.

집은 아호를 따셔서 '일석헌'(一石軒)!

대문은 따로 없었던 듯싶고 들어오는 입구인데 집안에서 바깥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태극기가 걸려있어 인상적이었으며 도로에서 멀지 않은 집이었으나 주위에 다른 집은 없었다.

 

 

 

 

  서울에서 이곳에 오신지 6년차라 하셨는데 소식(小食)하시는 모습하며 운동도 쭉 해오셨다 하시고

술도 딱  석 잔 드시니 정량이시라며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셔서 건강하신 이유가 있었다 할까.

집 중앙은 이런 낮은 모습으로 화분이 죽 늘어서있어 편안해보이고 아름다웠다.

선인장이나 허브식물이 많이 보였으며 이 집의 최고 절경은?

 

 

 

 여기...ㅎㅎ...

집 중앙에서 바로 뒤돌아서기만 하면 이런 근사한 모습이었으니, 햐~~~~~

건강한 초록들에 멋진 산봉우리가 좌청룡 우백호로 켜켜이 갈라서며 집을 등장시키는 모습이었다.

가장 커다란 봉우리는 화천의 화악산이라 하셨는데 구름에 안개에 신비스럽기까지 했으며....

앞에 있는 옥수수밭과 어우러져 시원하였다.

그러니까 마당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으면 이런 농작물의 수확을 볼 수 있을까?

블루베리보다 여러 면에서 몇 배의 효력이 있다는 아로니아베리인데 다른 말로 '블랙베리'라고도하는 열매였다.

처음 대해보았으며 키우시는 채소나 나무열매들이 다 실한 것으로 보아 무슨 거름을 하시는지,

화천의 토양이 기본적으로 훌륭한 것인지 돌아오고 나서 보니 더욱 궁금해진다.

 

 함께 하신 선배님 중에 색소폰 연주자가 있으셔서 한 시간가량 음악시간도 가졌는데...

산골에서 사시며 목청이 좋아지셨는지 두 분이서 어찌나 노래를 잘하시는지 깜짝 놀랐다.

주위에 집들이 없으니 항상 노래를 부르시며 밭을 가꾸신다는데 성량이 성악가 같으셨으니...ㅎㅎ...

 

 

 


 

 돌아오는 길에는...

자식처럼 돌보며 키우셨을,

꽃사과 열매...

옥수수도 처음 수확하시는 것을 나누시고

아로니아베리 한 줌,

사과향과 장미향이 나는 

앙증맞은 '로즈허브'도 준비하시고...

방문기념이라 수 놓아진 

수건도 주시고...^^

 

처음보는 후배들이

뭐가 이쁘다고 이렇게 주셨을지...

송구스러웠다.

 

 '로즈허브'를 잘 가꾸어서 나도

분양을 하며 본받고 싶은데...

 "정성을 들일 테니 잘 자라다오!"

가지를 꺾어서 심거나 수경재배를 하여

번식시키는 방법이 있었다.

 

 

 

 

 

 

 

 

 

 

 

 

 

 

 

 

 

 

 

 

 

 

 

 

 

 

 

 

 

 

 싱그러움을 다시 한 번 바라다보며 눈으로 기억하고 서울로 향하였다.

오며가며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었다가 백운계곡을 지나자마자 장맛비가 어찌나 억수로 쏟아지는지...

다음날 신문을 보니 다녀왔던 화천의 화악산 강우량이 가장 높았다고 해서 지명에 기쁘면서도 아련했다.

 '바로 그 곳에 비가 많이 왔구나!'

 

 가까운 곳을 걸어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아무렇지도 않던데 멀미가 있어서 당황스러웠지만,

청량한 공기 마시고 멋진 풍경을 대하고 와서 휴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었다.

전혀 몰랐던 인연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을 보면 삶이 참 오묘하기도 하다.

 

 

 

 

2015년   7월   25일  평산.

'늘상에서떠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곳...  (0) 2015.10.10
간송 전형필 가옥 개방  (0) 2015.09.18
비 오기 전에...  (0) 2015.07.12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나들이 2  (0) 2015.06.14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나들이 1  (0) 2015.06.11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