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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비 오기 전에...

평산 2015. 7. 12. 13:10

 

 촉촉한 빗소리가 듣기 좋은 아침입니다.

며칠 동안 그렇게 덥더니 비가 오려고 그랬나봅니다.

여름이라 하기엔 선선한 날들이었는데 제대로 여름이 왔다는 생각이드네요?

이 비에 마른 계곡물 콸콸 흐르고 흠뻑 젖었으면 좋겠습니다.

 

 

 

 강남의 작은 산으로 자주 갔던 친구들이 오늘은 웬일로 북한산에 오르자 합니다.

이사 오고 정릉으로는 처음이라 가깝다 생각했지만 버스가 한 번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다 이런 발견도 고맙습니다. 숲이 그리울 때 버스 타고 혼자라도 와야지 해봅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국립공원 정류장에서 만나 한적한 산길을 한발 한발 올라봅니다.

100m도 못 갔는데 땀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수건을 목에 걸고 나쁜 기운들이 나온다 생각하면 아주 편안해집니다.

다른 때 같으면 쉬지 않고 대성문까지 올랐지만 오늘은 여러 번 바위에서 쉬었습니다. 

아직 다 녹지 않아 서리가 반짝이는 곶감을 먹으며 호랑이가 어흥~~거려도 줄 수 없겠더라고요,

시퍼런 조릿대의 무리를 앞두고 싱그러움과 달콤함에 꿀맛이었습니다.

비가 오면 피하라 지어졌을까요? 원시부락을 지나는 기분이었어요. 

 

 

 

  대성문에 오르니 꽃이 반겨줍니다.

이름을 찾아보았는데 아무래도 '꿩의다리' 인 듯합니다. 

650m쯤 올랐을 때 나타난 귀여운 꽃입니다.

 

 구름이 다소 낀 하늘이어서 모자를 벗고 머리를 하나로 묶어 높이 오를수록 선선하게 다녔지만 땀은 많이 흘렀습니다.

밀렸던 이야기에 김밥 복숭아 하나씩 먹고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가뭄이라 굵은 모래가 있는 경사진 곳은 미끄러워서 조심해야했어요.

 

 

 

 오를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원추리(?) 입니다.

그늘진 깊숙한 곳에 있었는데 들꽃에 관심을 가지니 친구가 먼저 보고 알려주었어요.

가로수로 심기도하는 흔한 꽃이지만 산길을 오르던 분들이 아름답다고 한 마디씩 합니다.

푸르름 속에 만난 희망입니다.

 

 

 

 산의 능선이 멋있어 잠시 멈췄습니다.

부드러운 듯 아래로 흐르며 사람 사는 세상을 품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바라다보면 모든 것이 편안해 보이는데 무슨 사연들이 그리 많을까요?

아침에 오를 때는 모르겠더니 밑으로 내려올수록 한낮이라 열기가 심해졌습니다.

작은 암자에 도착하여 준비되어있는 뜨거운 茶 두 잔을 마시고 이번에는 폭포수 같이 땀을 뿜었습니다.

 

 車를 타자마자 잠이 쏟아졌지만 그냥 헤어질 수 있나요?

찻집에서 최종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소금기를 덜어냈는데...

얼굴이 식지 않고 화끈거려서 팩으로 잠재워봐도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구름이 가득했으나 보이지 않는 열기가 심했었나봅니다.

다음은 우이동쪽을 기약했는데 더운 날이면 선크림을 가져가보자고 마음먹어봅니다.

열기 가득한 山을 오른 만큼 우정이 깊어졌으리라 내다봅니다...^^*

 

 

2015년   7월   1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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