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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살림장만

평산 2016. 4. 1. 15:33






 

 볼일을 보러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매장을 지나며 걸레를 하나 사왔었다. 일부러 나가는 것보다 편안할 것 같아서였는데 집에 와서 보니 걸레대가 들어가기에 머리가 작았다.

오~~~탄식이 저절로 나왔다...ㅎㅎ

쉽게 가려다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가까운 곳이 아니어서 바꾸러가는 게 말이 안 되었고 쓰고 있는 걸레가 있으니 우선 장식장 밑 캄캄한 곳에 넣어두었다. 보석이 차지할 자리에 보석은 도둑이 가져가버리고 걸레가 차지하며 그러니까 자그마치 6년 정도 되었을 것이다. 썩었으면 모를까 새 것이라 버릴 수도 없었고 걸레대를 하나 더 사자니 가끔 쓰는데 여기저기 세워두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아 여태껏 지하에서만 살던 걸레였다. 중간에, 그러니까 3년 전쯤 고칠 수 없을까 해서 꺼내봤지만 한숨이 나와 도로 넣었다가 쓰던 것이 너덜너덜해져서야 다시 꺼내게 된 것이다.


 여전히 뽀얀 해서 미안하면서도 예뻤다. 어떻게 해야 머리가 커질까? 걸레로 태어난 이상 걸레질을 하게 해주며 절약까지 하면 좋을 텐데...^^


 꿈쩍 없이 뒤로 후퇴할 생각이 없자 무엇인가가 보였다...ㅎ

일단, 머리 부분을 넓혀줘야 하니 주름을 넣어 몸통을 늘렸다. 여기까지 하면서도 그다음은 사실 까마득했다. 생각없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힘을 받아야 쓱쓱 밀어질 테니 촘촘하게 꿰매려고만 애썼다. 골무가 없어 피가 슬쩍 스쳤지만 나도 좋고 걸레에게도 할일을 만들어주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런 다음 배를 스르륵 갈랐다. 이제 끝인가?


 했건만 가른 배에서 실밥이 나와 대충 시침질로 감싸며 꿰매주고는 걸레대를 한번 넣어보았다. 집을 넓혔으니 자연스럽게 들어가며 청소하는데 별 문제는 없을 듯했으나 안에서 힘 있게 붙잡아주질 못했다. 날은 좋은데 신사임당도 아니고 말이지, 이게 뭔 일이 레? 답답해져 갈 즈음 고무줄이 떠올라 반박음질로 고정 장치를 만들었더니 ㅎㅎㅎ~~~♪♬

만족스러워서 웃음이 나왔다.

 '만세!!!'


 



  2016년 4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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