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생활

속마음 털기

평산 2016. 5. 23. 11:54

 살면서 부모자식간이라도 섭섭한 점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려니~~하는 부분이 부모님에게도 있으실 테고...

자식들 또한 그렇겠고...

 

 요번에는 겸사겸사 연이어 갔더니...

아버지께서는 줄 것이 없어 신경 쓰시는 것 같았고...

엄마는 무엇이라도 준비해야하나 부담이 되신 것 같았다.

여차저차 뵈러 갔는데 무엇을 얻어갖고 오면 좋지만 그렇다고 무엇을 얻으러 갔겠는가!

차비만 해도 아버지 상추 한줌에 비하면 한 달을 먹을 수 있는 양이지만...

그런 것을 따져서 부모님께 가는 것은 아니지!

 

 자식에게 무엇이든 주시고 싶은 마음은 일부러 드러내지 않으셔도 나타나는 것이어서...

눈치가 영 없는 자식이면 모를까 그 마음 누가 모를까!

미안해하시지 않아도 되는데 스트레스로 이어지시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부모님께 자주 가는 것이 짐이 될 수도 있겠구나! '

이런 마음들이 서운함으로 자리 잡아 다른 때보다 전화가 뜸했고...

그 마음 들킬까봐 전화해서는 겉도는 말만하다 마침 다른 전화가 와서...

반가우면 안 되는데 반가워 다시 드리겠다며 끊었는데...

 

 오늘은 핸드폰이 아닌 집전화로 연결해보며 통화가 되면 안부라도 여쭙는 것이고,

안되면 표시는 남지 않겠지만 다시 드리겠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보려 했더니...

주말이라 일터에서 오셨는지 엄마가 받으셨다. 여태껏 섭섭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으면서...

문득 마음속 이야기가 나오며 엄마에게서 느껴온 딸의 입장까지 줄줄 말씀드리게 되었다.

 

 엄마가 중간에 무슨 말씀을 하시든 내 이야기를 계속해서 했다.

버르장머리 없는 딸이었으나 그만큼 섭섭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챙겨주실 것이 없으시면 가는 것도 신경 쓰시는 것 같으니,

지금도 자주 가 뵙는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 가야겠다며 인사를 드리고 끊었다.

마음귀퉁이가 떨리며 상했던 무엇이 허물어지듯 후련했다.

 

 

 조금 후 집전화가 울렸다,

엄마일 것이다. 엄마이실 것 같아 얼른 받았다. 

멋쩍으셨는지 어제는 옆 동네로 건너가 저녁 드시고 오셨다며 뜬금없는 자랑을 하시고...

화장품이 필요하니 네가 사왔으면 싶다며 행여 오지 않으면 어쩌나 생각이 드셨나보았다.

우리엄마 생전 이런 말씀 하실 줄 모르는데 미안하시긴 했나보네!

그래서 그랬다. "엄마, 나 뒤끝은 없어!"

 

 

 

 

2016년   5월   23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동화  (0) 2016.06.20
고맙다.  (0) 2016.05.25
해초찰흑미  (0) 2016.05.19
1조 달러...  (0) 2016.05.17
그 아이랑 나...  (0) 2016.05.03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