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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무주산골영화제

평산 2016. 6. 7. 07:00

 평창에서 만난 인연이 무주까지 이어졌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영상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사람들을 초청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며 그녀가 함께하자고 했던 것이다.

당일이지만 금방 여행을 다녀온 후라 눈치가 보여 말도 못 꺼내다 시간이 없다고 재촉해서,

똥차에 밀리 듯 마지못해 무주행을 이야기하고 어렵게 허락받았다...^^




 날이 좋았고 버스에 탄 인원도 적어 호젓하게 출발하였다.

일찍 일어났어도 눈을 전혀 감지 않고 무주에 도착하여 점심으로 어죽(魚粥)을 맛보고 현장에 다다랐다.
요즘 영화제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먼저 시작한 곳을 응원해주고, 다른 고장은 차별 있는 프로그램 개발로...
그 고장만이 할 수 있는 특색을 도모해야한다고 여기는바 긍정적인 생각으로 출발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무주에 가는 것이라 마음 한편으론 들떠있었다.

 영화는 모두 공짜였다.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면 되었고, 오후 4시에 배우 박철민과 대화하는 시간이 있다니,
아무 것이나 질문하라지만 이왕이면 그가 조연으로 나오는 '커튼콜'을 미리 보게 되었는데...
점심을 먹고 나른함에 웃음을 준다더니 영화의 전개가 이상하기도 해서 고개를 두어 번 떨구다 그를 만났다.
시나리오나 여러 가지가 마음에 들어 기대가 크다는데 개봉전이니 편집을 다시 손보면 어떨까 싶었다.




 대담(對談)이 끝난 이후에는 자유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영화가 다르고 상영하는 장소와 시간이 달라 모이기 어려워 그랬겠는데...

그녀와 나를 빼고는 20~30대 초반이었으며 영화광들로 보여서 살짝 미안해지기도 했다.

행사장을 빠져나오자 저녁 무렵의 '남대천'이 시원스러우며 아름다웠다.

다리를 건너 무주거리를 구경하고 저녁을 먹은 후...




 밤에 상영하는 영화는 폴짝 건너 뛰어 숙소로 돌아왔다.

의무적으로 몇 편을 봐야하는 것은 아니라 편안하게 생각했으며 밤중에 곳곳에서 돌아온 청춘들은...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갖고 술 한 잔에 새벽까지 이어졌으나 방해되는 것 같아 참가하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에 다들 영화 보러간다 했지만 우리 방 여성들도 일어날 기척이 없었다.

덕분에 참가하지 않은 두 여인은 옹골찬 아침을 먹고 리조트 안을 두 시간에 걸쳐 산책할 수 있었다.

걷는 도중에 비가 부슬부슬 왔으나 계속 걸으니 춥지 않았고 잘 정리된 푸름에 호강을 했다.

다만, 같이 동행한 그녀가 양산이 너무 작아 둘이 쓸 수 없다고 하여 실망감이 있었다 할까?




 내색은 하지 않았다. 경치가 일단 수려했고...

비 오는데 우산 없이 혼자 산책하기에는 더욱 어색할 것이라 많이 쏟아지면 들어가야지 했을 뿐...

어제 저녁을 먹고 나서도 실망감이 있었기에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 했다.

어떻게 혼자서 쓸 생각을 할까, 참참...





 20년이나 되었다는 리조트는 마치 유럽에 온 듯 특색 있었으며...

봄날 환하게 피었을 벚꽃나무에는 까만 버찌가 주렁주렁...

뽕나무에는 오디가 시커멓게 열려있어서 아침을 잔뜩 먹었지만 종종 따먹으며 걸었다.


 모두 일어나 오후 1시쯤 현장에 도착하여 1970년에 만들어진 '순응자'를 보았는데 동성애자가 나오고,

영화의 전개가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파시스트 이야기에...부인과 신혼여행 중에도 한눈을 팔며...스승이었던 자를...

반파시스트라 하여 암살하는 장면 등 혼란스럽고 어려운 영화라 평범한 삶에 순응하려던 주인공이 특별해보였으며,

이제까지 두 편의 영화를 대했으나...개운하지 않아...이해력이 떨어진 것일까...머리를 갸우뚱했다.

그럼에도 오늘밤에는 낙화놀이 한다는 산골에 영화 보러 가리라!





2016년  6월  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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