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녁을 먹고 안성면 두문마을로 향했다.

무주시내에서 40분 정도 서남쪽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제목만 보고도 마음이 끌렸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와 '낙화놀이'를 보기 위함이었다.

야외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낮 하고는 기온차이가 있으니 두꺼운 옷을 입으라는데 설마아~~~?

 

 

 

 

 

 

 

 

 

 

 

 

 

 

 

 

 

 

 

 

 

 

 두문마을에 도착하니 푸르스름한 밤이 시작되었다.

산골마을에 이런 빛이 보이니 얼마나 운치 있던지 울렁울렁 가슴이 뛰었다.

당연히 이 길로 들어서야만 행사장이 나올 줄 알았으나

500년 된 나무가 있는 마을입구를 밝혀놓은 것으로,

낙화놀이가 시작될 시간이라 영화를 보고

나오며 둘러보자고 발걸음을 서둘렀다.

마을 분들과 이웃마을에 사시는 분들,

공무원들이 서로 도와 손님맞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으며,

평소에는 조용했을 마을이 길이란 길은 다 주차장이 되어 북적북적했다.

 

 

 

 저수지였을까, 낙화놀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물아래로 작은 불덩이들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는데

유난스럽지 않고 잔잔했으며 신기하였다.

숯가루와 사금파리 가루, 소금, 마른 쑥 등을 넣어 만든

30cm 정도의 낙화봉들을 긴 줄에 매달아 불을 붙여서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전통 민속놀이라는데 살면서 처음 대했으니 어쩐 일일까!

낙화봉이 타면서 붉은 숯가루가 재로 떨어지는 모습이 은은하면서 고왔으며 격조가 느껴졌다.

물이 있으니 반영이 되어 더욱 아름답구나, 조상님들 머리도 참 좋으셨네!

마른 쑥을 넣어 쑥 냄새가 날거라 했지만 코가 션찮은지 냄새는 잡지 못했다...ㅎㅎ..

불꽃놀이가 끝나고 영화상영이 있을 스크린이 물 건너편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그러니까 10분 정도가 흘렀을 뿐인데...

사방이 어두워지며 어디서 조절을 하는지 낙화봉을 매단 줄들이

늘어나며 불꽃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불꽃모양이 마치 꽃 같다는 말에서 낙화(落火)를

낙화(落花)로 풀이하기도 한다는데...

산세山勢)와 나무들, 사람, 물이 어우러져서

'환상적'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비가 몇 방울 후두둑 떨어지고 바람이 부니 불길이 흔들리며 살아 움직이기도 하였다.

이럴 때 물은 불씨가 멀리 날아가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는 듯했다.

사그라질 무렵, 어스름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자며 자리를 옮겼는데...

논에서는 개구리들이 와글와글와글와글~~~♬

흐린 하늘 사이로 빼꼼히 내민 별들이 반짝반짝...☆★☆

 

 

 

 500년 된 나무 위에는 우아한 등불이 휘영청 빛나고...

시골 골목길은 어둠 속으로 숨어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자

돌아 돌아 영화하는 곳으로 나왔는데...

 

 

 

 

 

 

 

 

 

 

 

 

 

 

 

 

 

 

 

 

 

 주위가 컴컴해서 화면이 어찌나 선명하던지 색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주인공의 자상함과 긍정적인 사고에 웃음이 절로 나고...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이 피어나 놀랍기도 했다.

맨 뒤에서 서서 보다 앞에 두 사람이 일어나길 레...

자리가 났을까 살금살금 다가갔다.

 '야외에서 영화 보는 것 멋진 일인데?'

 

 바로 앞에서 영화를 보던 연인들은 무엇을 사 와 먹여주고 닦아주며 시야를 흐리고...^^

한 시간여를 앉아 있었나? 저수지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다리가 점점 시렸다. 추우면 담요를 빌려 주겠다 했지만

뿔뿔이 흩어져있고 영화가 중요한 시점이라 맥을 끊을 수 없어 참다가,

가방으로 무릎을 덥기도 하다, 이를 쪼금 물다,

설마가 사람 잡겠다며 20분쯤을 남기고 버스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결론이 하 궁금하여 꼬마가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냐고 물으니

엄마와는 살았는데, 탕! 총소리가 났다네.

그랬구나, 인생을 즐겁게 살려고 갖은 노력을 하던 사나이였는데...^^

무주에 도착하여 여기까지를 돌이켜보면 낙화놀이와

야외 영화 보기가 제일 좋았다.

 

 

 

 

 2016년  6월   9일   평산.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