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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내복...

평산 2017. 2. 23. 12:32

                  

 

 겨울이 지나갈 무렵이라

동네에서 내놓고 파는 내복이 있었다.

목욕을 다녀오다 구경하자고 들어갔는데...

기모가 있었던 것으로 회색과 자주색 두 가지였으며 

바꾸는 것은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털이 달린 내복은 처음이어서 만져만 봐도

포근포근에 금세 온기가 전해져...

기대가 많았던 남편과는 달리...

부피가 있으니 통 좁은 바지 속에 입기에는 무리라며

가격 대비 따뜻했지만 남자 내복만 사 왔다.

 

 

 평소에 입던 크기로 알맞게

골랐는데 빨아서 줄었을까?

발목 있는 부분이 바람 한점 통과하지 못하게

꽉 조여 불편하다며...

바지는 나에게 입으라고 하네!

집에서 뭣이 어려울까!

바꾸러는 오지 말라 했으니

아까워서라도 그러지, 뭐...ㅎㅎ

 

 

           

 

 

 

 저녁을 먹는데 오늘따라...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중요하다며...

야당에 속한 의원이라도 적임자이다 싶으면 선

뜻 손을 내미는 독일 총리 메르겔과

제2차 세계대전 때 벨기에의 바스통 전투 이야기를

나름 신중하게 들려주고 있었다.

예일대 나왔다고 거들먹거리다

실제 상황이 벌어지자 겁에 질려

공황상태로 전사한 장교와,

경험이 많아 치밀했던 하사관 출신

이야기를 예로 들어 비교했던 것이다.

리더쉽은 학벌과도 관계가 없고

지휘를 하다보면 스스로가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며....^^

속으로 또 군대 이야기구나 싶어 

얼굴을 바라보다 슬며시 내려오니...

 

 언뜻 남편 목 부분에서 회색빛

내의가 보여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어서 말은 못했지만...

어쩌다 보니 나도

그 내복 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끄럽다기보다는 무엇인가 따뜻한 기류가 

빙글빙글 도는 듯 흐뭇했는데

귀로는 이야기의 상황을 파악하면서도...

눈으로는 앞의 윗도리와

건너편의 바지라니...ㅎㅎ

 

 

 애초에 나에게 오려고 그랬나...

내복 바지의 중요 부분이 터지지 않아

남녀 구별이 없어 다행이다 싶었고,

편안한 바지에 곁들이니 따뜻해서 그만이구나!...^^*

 

 

 

 

  2017년  2월  2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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