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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까마중

평산 2017. 9. 24. 14:14

 여름날 새싹을 본 듯한데...

가을이라고 까마중이 여물었네요.

요즘은 즙을 내기도 할 만큼 희귀(稀貴) 해서 값이 비싸다 합니다.

어릴 적 읍내에 살아 오디라던가 대추는 차례가 오질 않았어요.

그저 익으려는 시퍼런 것을 맛봤었지요.

하지만 까마중은 많이 있었으니까 기억이 생생한데...





 화단의 거름이 좋으니 쑥쑥 자라고 있어 미소로 지켜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길목에 있던 것들은 꽃이 필무렵에 없어져 서운했어요.

그냥 추억도 못 되는 풀이었던 것이지요.


 뒷문으로 가는 길 몇 포기는 다행히 화단의 꽃들과 잘 자라고 있습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뒷산에 오를 때마다 지나가는데...

까만 것이 댕굴댕굴 달려서 자꾸만 유혹합니다...ㅎㅎ

어제에 이어 가봐도 한 줌씩은 익어서 그냥 지나치질 못하겠어요.

처음에는 급하게 씻지도 않고 따 먹었는데...

하루는 심장이 쿵쿵 빨리 뛰는 것이었어요.

 '혹시 소독을 해서 그런가?'


 그런 다음에는 산책 다녀오며 따 갖고 들어옵니다.

어쩌다 화단에 있는 꽃을 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고개를 두리번하기는 해도 따면서 눈치 안 보려고 합니다.

열매를 맺기에 앞서 까마중이 뽑히는 것보다야...

예뻐해주고 익으면 쭈글쭈글해지기 전에 먹어주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 시절의 맛이라 입에서도 그리워합니다...^^

자손 퍼뜨리기를 염두에 둘 것이어서 끝 무렵의 열매는 남겨두려하지요.


 오늘도 한 줌 수확했는데 톡톡 물크덩 터지며 달콤한 듯 시크무레한 맛!

과일이 주는 맛하고는 다른 신선함을 느껴봤네요.

열매가 스님의 머리를 닮았기 때문에 까마중이라나요?

추억 이상으로 까마중 때문에 즐거워집니다.





 2017년  9월  2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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