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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클라라주미강의 만남!

평산 2017. 10. 11. 14:55

 

 

 

 여고시절, 음악시간에 클래식을 많이 들려주었다.

그럼에도 제목과 작곡가의 구분이 하도 어려워 첫 부분의 리듬과 필요사항만 외웠었는데,

이어지는 음악은 여전히 희미해도 이론 시험을 잘 봤던 기억이 지난다.

 

 해마다 학교에서는 음악콩쿠르가 열려 입상자들의 축하공연이 있었고,

악기 하나 가까이한 적 없는 나에게 저마다 특색 있는 음색을 들려주었는데...

선생님을 그리워한 추억은 없으나 이런 음악회가 소녀 시절의 감성을 일깨워주었단 생각이다.

플루트, 클라리넷, 첼로 소리는 여고 때 처음으로 구별하며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기억들로 가볍게 선택하자며 비발디의 '사계'를 찾아보다 '클라라주미강'을 만나게 되었다.

전혀 몰랐던 여성으로 얼굴이 아름다우며 바이올린으로 유명한 듯하였다.

봄부터가 아닌 사계의 여름으로 시작했으나 마음에 쏙 들어 봄부터 다시 겨울까지 한 걸음에 달렸다.

모조리 들어봐야 마음 상태를 엿볼 수 있지만 겨울은 특히 뿡뿡뿡뿡~~~ 으로 시작하여

객석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지휘자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얼굴 표정만 봐도 웃음꽃이 피었다.

바쁘더라도 이쯤에서 얼른 화면을 올려다봐야한다...ㅎㅎ...

동그란 눈동자가 데록데록 움직이며 순수한 소년의 모습도 보인다.

 

 사계를 연주하려면 오십분의 시간이 걸려서 평정심과 팔 힘이 대단하다 싶고,

부드러울 때와 강렬함 사이에서도 강약이 빛을 발하며 섬세한 정성이 이어졌는데...

바이올린의 단지 네 줄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찌 그리 다양할 수 있는지 놀라워라~~~ ♬

얼마나 연습했으면 저리 의연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순간 중심을 잃을 수있는데 역시 다르구나!

그러니 프로(professional)란 말도 있겠지!

 

 실타래가 꽁꽁 묶어져 격정에 차올랐다 일순간 따스한 바람에 스르륵 풀어지듯!

칼바람에 방향을 잃었다 어렵사리 양지바른 골짜기에 이르러 아늑해진 '겨울의 2악장'이여!

익숙해진 리듬에 반가웠을까 깊은 안도의 숨이 토해지더니... 

생각지도 않은 그리운 이가 나타나 포옥 안아주는 감동이 일었어라!

이런 감정 우연일 거라며 다시 한번 들었으나 또다시 고개가 살짝살짝 가로 저어지며...

 '그래, 그래, 아무렴 그렇고말고~~~~♬'

잠시나마 순한 어린 양이 되었다...ㅎㅎ...

 

 

 그녀의 다른 연주도 궁금해져서 '라캄파넬라'나 '파나니니아나' 를 찾아보았고,

똑 같은 곡을 다른 연주자들은 어떻게 표현했을지 비교해보는 기회도 갖었다.

그러다 '사계'에 있어서만은 중간에 어떤 음을 듣더라도 어느 계절의 몇 악장인지 척 떠올리고 싶어졌다. 

삶의 밋밋함에서 기분전환하기에 여행과 산책도 좋지만 음악도 훌륭한 역할을 하는데...

'클라라주미강'을 만나게 되어 커다란 영광이다.

 

 

 

 

2017년 10월  1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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