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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나가며 말을 되도록이면 하지 말고 들어보자 했다.
감정을 숨긴다고 해도 잘 안되니 어쩌나!
오늘만은 지키려고 해보자!
졸업 후 여고 모임이 제대로 없어서 반창회가 소중했었다.
다른 반은 물론 전체 모임에서도 우리 愛班을 부러워했다.
잘 모이기도 했지만 소박하게 이어지며 당시에 대화 한번 없었던 친구들과도 알아가는 기쁨이 있었는데,
많이 모이면 15명 정도라 대화가 나눠지기는 했어도 보통은 7~8 명로 아담했었다.
어느 날 그중에서 7명이 모임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소식이 왔다.
교실에서 뒷자리에 앉았던 아이들 위주였는데 별일 아니라고 여긴 사람도 있겠고...
범위 내에 들어서 안심(?)인 아이도 있었을 테고...
나머지 아이들을 생각하며 미안함도 가졌을 것이다만...
비밀은 없는 것이라 나에게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 한편에서는...
모양새가 영 아니며 어떻게 그런 발상이 있었을까 싶었다.
서운함보다는 커다란 실망이었다.
'平山, 네가 그곳에 끼지 않아서 불편한 거니, 그런 거야?'
객관적으로 나를 멀리 두고 생각해봤으나 그것은 아니었다.
끼리끼리 더 친한 아이도 있으니까 작은 만남들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일하느라 못나오는 아이를 주말에 만나기도 했고 속에 있는 말을 나누려면 편하기도 했다.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단번에 올 것이 온 것인 양 우리가 경솔했다는 말을 했다.
다른 친구는 미안해서 그동안 말을 못했다며 불편해지니 모임에서 나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그러면 미안해하면서 누구 하나 이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지 못했을까!
내가 속해있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가만 있으면 되는 것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이해하고 넘어가면 안 되는 나였었나!
처음 나에게 소식을 들려준 아이도 고자질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었음을 잘 안다.
이런 소식이 오고 가던 중 달랑 4명이 연말모임에 나왔다.
새롭게 반장을 뽑는 날이라 피하느라고 그럴 것이라 했지만 12월 모임이 다 그렇진 않았지!
나도 썩 기분은 아니었으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갈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과 마지막 모임일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다.
소중하다 여겨왔지만 꼭 있어야 하는 모임이란 확신이 흐려지고 있었다.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려고 칭찬이 오고 갔으나 환한 미소가 지어지지 않고
뚱~~ 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결국, 모임을 만들었던 아이가 미안하다며 그 밖의 아이들이 기분 나빴을 것 같다는
말을 끝으로 헤어져서 다행이란 생각이었지만 씁쓸한 기운은 남아 꼬리를 쳤다.
서로 잘해보자는 뜻이었어도 미안함이 생기고...
내 눈의 돌멩이는 못 보고 다른 사람의 티끌만 본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억지로 움직이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하자고 다독여본다.
2017년 12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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