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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연극

초원의 빛!

평산 2019. 1. 17. 19:28


 "갈 때까지 가는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존중 못 받아!"

다들 신붓감으로 단정한 숙녀를 바라니 말이다."


 "남자들한테 그런 감정이 드는 게 그렇게 끔직한 일이에요?"

 "정숙한 여자라면 안 그러지!"

 "정말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디니의 집 앞 모습으로, 

주위에 사는 할머니들은 좋을 때라며 부러워서 다들 창문 열고 구경하고 있으나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 차례 키스를 진하게 퍼붓고는

성에 차질 않아 괴로워하는 버드를 달래주는 장면이다.


 '초원의 빛은' 1928년 미국 캔사스의 작은 마을과 고등학교가 배경인 영화다.

버드는 고등학교에서 풋볼 주장이며 잘 생긴 부잣집 아들로...

디니와 사귀며 서로 끔찍이 좋아하지만 아직 실천(?)을 못했는데

혈기왕성할 때라 욕구를 참질 못하고 무척 괴로워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인다.


 "남자들은 그래서 연애상대와 결혼상대를 따로 사귄다."는 아버지 말씀에,

 "디니를 사랑하니 그러기는 싫다며 2년이면 졸업하는 농업학교를 나와 결혼하겠다." 하자

아버지의 희망인 예일대에 들어가라며 설득 당하는데 1년 만에 포기하고 만다.

디니와 떨어져있고 본인이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의욕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이 병이 되어 디니는 정신병원에 2년 6개월 다녀오고,

그 사이 버드는 결혼을 해서 각자의 삶을 살게 되는데,

예쁘게 사귀던 한 쌍이 부모님 말씀 잘 듣다 헤어진 것 같아 마음이 짠했다.

 "가끔 인생은 이상하게 풀리지, 안 그래, 디니?"

 "응, 그러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예! 그 찬란했던 시간들을 되돌릴 수 없으면 어떠리?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라!'



  1920년대를 그린 영화라 엄마의 지당하신 말씀이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 수 있고,

여성의 성은 감춰줘야 하는 분위기가 엿보이는데 성욕이야 남녀를 따로 이야기함은

모순이겠지만, 왜 남자를 유독 충동적이게 만들었을지 말이야!

버드는 아직 내공이 쌓일 나이가 아니라서 귀엽게 봐주기라도 하지,

요즘 밝혀지는 일들을 보면 조물주(造物主)가 나사를 하나 빠뜨렸을까 싶다.

성장기 아이들이나 부모님에게도 재미가 있고 교육에 도움이 되는 영화다.



 



  2019년  1월  1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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