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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친정에서 첫날밤을 보내는데...

사주단자 전해온지 1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얼굴 한번 못 봤던 신랑이 반가웠을까!

당연히 어색하고 미웠지, 미웠지!

보름 이상을 별일 없이 지내셨다는 이야기가... ^^

 

 세월이 흘러 오빠를 낳고 아버지께서 군대를 가셨다는 디/

며칠 휴가를 나와 큰딸인 내가 덜커덩 들어섰다니 말이야.

얼마나 색시가 보고 싶었을까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차 태어났으리라!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여차저차 해서 엄마가 오빠와 나를 데리고

분가를 하시게 되었고 아버지는 아직 제대를 안 하신 상태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던 가을의 막바지에...

 

         

 

 외삼촌께서 지게에 배추 한 가마니를 김장하라며 지고 오셨단다. 

삼십 리 거리에 사셨으니 아무리 힘이 세셨다지만 힘 드셨을 것이다.

배추를 내려놓으시고 엄마가 꽁보리밥은 해드렸으나,

막걸리를 무척 좋아하시는 외삼촌이신데 돈이 없어 술 한 잔

못 받아드린 것이 가슴 아프셨다며 말씀 중에도 섭섭해 하셨다.

 "그 김치를 너도 어렸지만 먹었어!"

 "맵다고 엄마가 씻어서 줬겠네?"

 

 일찍 돌아가셔서 외삼촌을 뵌 적이 없는 나는...

겨울 동안 먹을 김치에 반가웠다가 쓸쓸히 보내드린 엄마의 심정을 떠올려보고,

남편 없이 어려운 살림에 갓난쟁이들 키우는 동생을 두고 돌아섰을 오빠의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

집에 돌아와 사촌 오빠에게 외삼촌 이야기를 나누며 대신 고마움을 전했다.

'엄마 보러 가면 옛날이야기 더 해달라고 해야지이!'

 

 

 

 

 2019년  7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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