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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새로운 장소를 찾아

평산 2020. 3. 23. 11:32

 

 

 뒷산에 평소보다 사람들이 10배는 많아졌다.

여러 동네에 퍼져 있는 낮은 산이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오는 것이다.

그래서 주위의 한적한 곳을 머릿속에서 찾아보다가...

 '아직 개학 전이니 학교로 가볼까?'

책 한 권 넣고서 움직였다.

 

 

 

 

 

 '어디쯤 있는 의자에 앉을까?'

한동안 캠퍼스를 누비고 다녀 벤치가 놓인 곳까지 헤아려졌으나

일단 후문으로 들어서 운동장 쪽으로 직진하려다 멋진 기와 건물에 들어가 보자 했다.

이곳은 학부 학생들과 떨어져 있는 곳으로 국어를 연구하는 곳인 듯한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푹신한 소파가 있었던 걸 기억하지만 밖에는 의자가 없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들렀더니 앉을만한 곳이 있었다...ㅎㅎ...

 '얼마나 행복한 모습인가!'

산 정상을 지나며 많은 사람과 마주했는데 예상대로 바람이 놀러 왔을 뿐 한적하였다.

대나무가 어려서 못 봤을까 새로 심었을까?

푸른 잎이 자잘하게 반짝이고 뒤로는 커다란 소나무들이 고풍스러웠다.

 '그동안 많이 자랐네, 이곳을 자주 이용해야겠구나!'

건물 앞으로는 잔디가 넓어 이따금 야외 결혼식이 있기도 한 장소다.

 

 

 

 

 

 

 집에서만 있으면 정신이 멍~~~ 해지고 눈이 침침하였다.

봄이라 연둣빛 싹들이 나오라고도 한다...ㅎㅎ...

옆으로 앉았다 햇볕을 등지고 앉아보며 급하게 챙겨온 책을 펼쳤다.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인데 줄거리가 전혀 기억에 없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식으로 쓰인 이야기는 배경 설명도 근사했지만...

가족 간의 사랑과 이웃과의 예절, 친절, 아버지의 교육, 어린 주인공의 자연스러운 표현들이

어른들의 형식을 갖추는 중요성과 맞물려 재미나게 그려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어떤 가족이 잔디밭에서 놀다 가고 꼬마들이 술래잡기하고

바람이 써늘하게 느껴져 옷을 입고는 몇 해 전까지 달맞이로 즐겼던 장소들을 찾아보고,

한동안 몇 km씩 뛰었던 운동장을 둘러 청춘들 氣를 받아 집으로 향했는데

내가 사는 주위에 이 정도의 환경이면 너무 훌륭하다며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에는 따뜻한 茶 한잔 가져와야겠다.

 

 

 

 

 

    2020년  3월  2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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