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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간식으로 좋은 밤!

평산 2020. 11. 21. 13:39

 밤을 내내 삶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밤 속에 간혹 벌레가 있어

보글보글 끓으면 벌레 국물이 이 밤 저 밤으로

스며들 것 같아 안되지, 안되지!

그래서 찌기 시작했다...ㅎㅎ

벌레가 그 밤에만 얌전히 있었으면 해서다.

 

 

 

 

 밤을 세 번 정도 씻어 물에 담가

잠시 지켜보다가 물 위에 뜬 것은 따로 모은다.

밤이 말랐으면 벌레를 먹지 않아도

뜨는 것이 있으니 버리지 않는다.

 

 물에 오래도록 담가놓으면 벌레가 숨을

못 쉬고 껍질이 잘 벗어지는 점이 있지만

촉촉해져서 분가루 맛과 달콤함이 덜하여

소쿠리에 금방 건져야 좋았다

칼집을 넣어 찌면 이 또한 까기는 쉬우나

단단한 밤 껍데기에 칼집 넣기가 쉽지 않아

그냥 찌는 편이다.

 

 금방 찐 밤은 수저로 먹어도 맛있다가...

식으면 인기가 급히 떨어져 굴러다니는데

모조리 까놓으면 시간은 걸려도 오며 가며

반기는 간식이 되었다. 한가할 때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강의나 관심 있는 이야기 들으며 한다.

 

 포만감이 있어서 무엇을 먹고 싶은데

밥은 아니고 과일도 아닐 때 찐 밤은

달콤함과 고급스러운 쫀득함으로

허전함을 메워주며 안정감을 주었다.

인절미나 군고구마의 역할이

다 들어있었던 것이다.

 

 물론 자주 먹으니 살이 좀 오르고

밤을 깔 때 미세한 분진이 콧속으로 들어가

간질간질거리기도 하나 겨우내

달콤하고 포실한 밤 먹을 생각을 하면

즐거운 콧노래에 지나지 않는다.^^

 

 

 

 

 

      2020. 11. 21. 평산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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