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0년쯤 지났을까?
커다란 수술을 한 그녀가...
꽈리고추무침, 가지나물 등
시골스런 반찬을 먹고 싶다며 소식이 왔다.
서울에는 아는 사람도... 입맛도 없어
생각다 못해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세균에도 민감한 처지라 반찬을 만든 후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리고 오라는 소리에 그대로 하여
배낭을 메고 병원에 가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생각보다 그녀는 말을 잘하고...
얼굴색으로 봐서는 회복이 잘 되는 듯 보였다.
반찬이 입에 맞을까 부끄러웠어도
먹고 싶다니 다른 생각은 요만큼도 못하고
부리나케 달려갔는데 지금 같으면 회복기에
무엇이 좋을지 참조했을 듯싶다.
힘든 일이 아니어서 잊어버릴 때쯤이면
그때 고마웠다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래서 더 부끄러웠다.^^
그런 그녀가 무엇을 보내주고 싶다네?
아니라고 해도 아니라며...ㅎㅎ
나가려던 참에 통통한 빵이 전달되었다.
점심 약속이라 달걀 프라이 2개만 먹었더니
기운이 없던 참에 얼른 한 봉지를 뜯었다.
탐스럽게 팥으로 꽉 채워진 빵을 입에 넣으며
너무 달지도 않고 마음에 쏘옥 드는 선물이구나 했다.
'먹어보고 맛있으니 보낸 것이라며......'
그런데 그녀가 직접 만든 빵이라 하네!
세상에나, 순간 놀래서 소름이 돋기까지 했다.
정성이 느껴지는 빵이라 그저 나누고 싶었나 했는데
10년 전 나물반찬이 무엇이라고 말이야!
넉넉함을 느끼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
2020.11.5. 평산의 정자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식으로 좋은 밤! (0) | 2020.11.21 |
---|---|
줄줄이 이어져 김장 (0) | 2020.11.18 |
군자란 씨앗으로 발아 (0) | 2020.10.19 |
햇고춧가루 (0) | 2020.10.03 |
도마 (0) | 2020.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