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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밥 한번 해 먹으려고 생밤을 여러 날 깠다.
모으기가 어려워서다.^^
열 개를 까면 여덟 개는 입으로 들어갔다.
꾹 참자고 해도 실천하기 어려웠다.
하도 모여지지가 않아 어떤 날은 생밤으로나
먹자는 날을 정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집중하여 힘들게 까놓고 상큼한 쪼개짐에
오독오독 달짝지근함이 넘어가는 것은 순간이라
애타는 마음으로 더 끌리게 되는 것이리라!
이러다가는 말로만 약밥을 만들게 될지 몰랐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이른 저녁을 먹고 난 후
무릇 허전함에 약밥을 떠올리게 되었다.
생밤이 몇 개 모였나 세어본 다음 찹쌀을 씻고
모자라 커다란 밤으로 몇 개 더 마련하여
간편한 약밥을 만들게 된 것이다.
밤을 까기 시작한 뒤 그러니까...
일주일은 지났을 것이다.^^
찹쌀 700g, 간장 4 수저, 물 한 컵 반, 설탕 3 수저,
소금 두 꼬집, 참기름 1 수저, 생밤 15개가 들어갔다.
가장 큰 핵심은 불린 쌀에 재료를 모조리 넣고
'물 높이는 내용물과 같아야 한다.'는데 있었다.
간편하게 전기밥솥에 했으며 밥할 때와는 달리
물이 적어 수증기 빠지는 시점에 소리만이 들렸다.
끝냈을 때의 시간은 밤 10시를 지나고 있었으나
궁금해서 어찌하리오!
밥을 휘저으니 밑은 간장색이 짙고 살짝 누른
모습이었는데 맛이 글쎄 달콤하진 않으면서
참기름 냄새에 고소하며 건조하게 느껴지는 듯
쫀득함이 자꾸만 입으로 잡아당겼다.
보통은 재료들을 많이 넣던데 찹쌀과
밤 한 가지로도 훌륭하였다.^^
2020. 12.2. 평산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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