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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한 봉지에 4980원...
빵 두 봉지는 6980원이란다.
망설이다 결정했다.
'무슨 두 봉지나?'
'7000원어치 빵은 좀 무식하지...ㅎㅎ'
'다 먹고는 허리 만지며 왔다 갔다 하려고?'
한 봉지로 결정하길 잘했다며...
마트를 한 바퀴 돌아 잔뜩 들고 지상으로 올라왔더니
예상치 못한 비가 쏴아~ 쏴아~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조금 전 멀쩡해서 우산도 안 가져왔지,
전화도 가져오지 않아 유리문 밖만 쳐다보다가
비 그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산 물건들을
정리하며 빵에게 다시 관심이 갔다.
'빵을 두 봉지로 바꾸라는 뜻일까?'
'소나기일 테니 그 사이에 비는 잦아들 테고...
절차가 있긴 하지만 그리해보자!'
마치 해결하고 가야 할 문제가 생긴 것처럼
고객센터로 가서 영수증을 내밀었다.
"죄송하지만 빵 두 봉지로 바꾸려고요."
직원은 같은 주부로서 공감이 간다는 듯 웃으며...
"두 봉지는 부담되는 양이지만 아깝기도 하지요?"
그래서 빵 한 봉지를 반납하고...
다시 두 봉지를 챙겨 요번에는 셀프 계산대를
이용했는데 보통은 할인해 주는 정도가
카드 계산할 때 산정되어 나오지만
각각의 값을 더한 9960원이 나와서 눈이 동그래져?
직원에게 물었더니, 이럴 때는 빵 옆에
커다란 봉투가 있으니까 그곳에
빵 두 봉지를 넣어 커다란 봉투의
바코드를 찍어야 한다고 설명해주었다.
'아이고, 가게라면 그 자리서 계산하면 될 것을... '
대형 마트라 절차가 있어 어떻게 고객센터에 또 가나?
소심해져서 급하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아쉬움은 남았어도 집으로
향했을 텐데 그 게 뭐라고 가슴이 콩닥거렸다.
"봉지에 넣어 계산하는 것을 몰랐어요."
목소리가 꼬리를 내리며 기어들어가고
내 돈 주고 사는 것임에도 높이 샀던 나의 절제력이
탄수화물에 굴복당한 것처럼 잠시 비참해졌다.
"아, 그러셨군요?"
"모르셨으니 그러실 수 있지요.^^"
어려움(?)을 해결하고 지상으로 올라오니
비는 잦아들었으나 여전히 내리고 있었는데
집으로 향하지 못하고 빵 두 봉지를 내려다보며
먹을 생각에 흐뭇해져서 비가 오거나 말거나
가을철 수확 끝낸 농부처럼 마음이
풍성해졌다.^^
2021년 7월 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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