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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광화문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갑자기 탁 트인 광장이 나타나 

감탄이 절로 나왔던 곳! 이곳이 바로

송현동 '열린녹지광장'이다

 

 

  서울 살아도 모르는 동네가 많은데

송현동도 그랬다. 지금 바라보는 광장에 

중학교 한 곳만이 포함되어 송현동이었으니 

넓이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광장 뒤편으로는 인왕산이 펼쳐졌다.

무려 110년 만에 개방했다니 이제라도 긍정적으로

봐야겠지만 어찌 보면 너무 한 것 아닌가 싶다.

개인의 저택이었다가 기업들이 차지했다가 

정부와 서울시가 매입해 임시로 개방했다는데

이 값지고 넓은 땅을 어째 그리 오랜 세월 동안

가둬두었단 말인가!

 

 

 인왕산에서 2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로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이 보인다. 광장의 왼쪽으로

경복궁이 있어 얼마나 시내 중심지인가를 알 수 있는

곳인데 우연히 개방한 다음 날 가게 되어 꽃들이 

어설프기도 했지만 그러기에 더 귀엽고 

어여쁘기도 했다.^^

 

 

 진작에 내가 있을 곳이라는 듯 며칠 새 자리를 잡은

해바라기는 낯설지 않다며 방긋방긋 웃어

쳐다보는 마음까지 환해지고 꿈같은

행복함으로 힘이 솟기도 했다.

 

 

 해바라기를 심은 광장의 동쪽 부분은 삼성에서 

내놓은 미술품들 전시장으로 2027년쯤 거듭난다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이대로 뒀으면 좋겠다.

넓은 벌판 자체가 커다란 위안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햐~~~ 

한 송이씩 심어진 백일홍이 보이는가!

자세히 보아야 백일홍인 줄 알게 된다.

겨울이 다가오니 씨라도 남기려나 

잠시 꽃나라에 온 것 같았네!

 

 

 동쪽 담장 너머로는 공예박물관의

어린이체험관이 보였다. 모퉁이에 있어 보이지 않던

그야말로 건물 자체가 공예품인데 담장이

허물어져 귀품과 멋스러움이 드러나고 있었다.

 

 

 보이지 않던 담장은 높다란 나무판자로

도로 옆 보이는 곳은 넓고 얇은 돌로 켜켜이 쌓아

넓은 땅이 하나도 보이지 않도록 높이 올렸었는데 이따금

지나며 어느 나라 대사관저나 있는 곳인 줄 알았더니  

누가 110년 동안 비어있는 줄 알았을까.

오늘에서야 비로소 건너편 아름다운

건물들도 눈에 들어왔다.^^

 

 

 '코스모스와 가을이 몽땅 모여있던 곳!'

의자가 곳곳에 있어 한낮 햇볕이 강했음에도 

넋 놓고 앉아 잠시 시간 흘러감을 잊었다.

 

 

 

 개방하던 날 커다란 달 주변에서 축하하는 

음악회가 열린단 소식에 무척 와보고 싶었는데

저녁시간이라 짬을 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낮은 풍경에 잔디와 꽃들만 바라봐도

느긋해져서 잠시 한량이 되었음이다.

 

 

 

 

 2022년 10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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