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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날보다 먼지가 있긴 했다.

이왕 더 있어라 하기도 했다.

나름 긴 산행이라 두려움이 있어서... ㅎㅎ

하지만 바깥 생활에 지장 없다니 가라는 뜻이라며

사과대추, 물, 두유, 군고구마를 챙겨

버스에 탔음에도 백운대에 오를 수 있을까?

거리가 좀 짧은 대동문 쪽으로 가볼까 궁리하였다.

 

 

 언제나 반가운 물웅덩이를 지나...

 

 

 백운대로 방향을 잡았다.

금요일이니 평일이라 사람이 적을 것이며

날 잡기도 어려운데 정상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다리가 청춘으로

돌아갈 것은 아닐진대... ^^

 

 

 사실 단풍 보려고 온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

천천히 걸어서 정상을 가보자였는데

200m쯤 오르자 단풍이 마구마구 보였다.

용기 낸 선물이라 생각했다.^^

 

 

 하루재를 지나며 사람이 별로 없다가 

모둠으로 보이고 기온이 3도 정도 떨어졌음을

차가워진 바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근사한 인수봉이 나타났다.

 

 

 새롭게 서있던 팻말에 인수봉은...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이 형 비류와 함께

올랐으며 산 전체의 형상이 어린아이를 업은

듯하다 하여 부아산(負兒山) 또는

부아악(負兒岳)이라 불렸단다.

 

 

 인수봉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간다.

외국인들이 어찌나 많은지 1/3 정도 차지하였다.

북한산의 인기가 이렇게 좋구나! 영어보다는

독일이나 러시아 몽골 쪽 언어가 들려왔다.

 

 

 단풍이 절정인 듯 색이 참 붉었다.

다리 아플까 스틱 두 개를 들고 왔는데

(한 20년 전 스틱을 산 이후 처음이었음)

사진 찍을 때 번거로움은 있어도 의지가 되었다.

 

 

 북한산성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문인

위문에 도착하였다. 비상시 병기와 식량을

반입하거나 구원병 등 비상출입문 구실을 했단다.

 

 

 위문에서는 여러 곳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정상에 오를 경우 만나는 곳이어서 평일인데도 

멈췄다 오르기를 반복하였다.

 

 

 만경대 옆을 오르며 바위구간이라 스틱을

접어야 했지만 배낭에 걸 곳이 없어 들고 가자니 

위험하기도 무섭기도 했다. 해발고도가 높아지자

참나무의 갈색 단풍으로 바뀌었다.^^

 

 

 와아~~~ 

올라왔구나! 

 

 

 옆으로 비껴 물 한 모금 마시고...

산너울 구경에 우리 집 방향을 찾아보았다.

젊은이들이 내려가며 올라오긴 했는데 어떻게

내려가냐고 걱정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나는 어쩌지? 

 

 

 인수봉을 지나자 난간을 붙잡는 사람들이

많길래 릿지(?)를 좀 해서 갈라진 바위들을

타고 옆으로 올랐다. 잘난 척은 아니었고...

 

 

 갈만하다 느꼈으며 얼른 자리 잡고 쉬고 싶었다.

836m 꼭대기에 가을이라고 빨간 열매가

매달려 앗! 놀라며 보기 좋았다.^^

 

 

 서울의 북쪽, 동쪽, 남쪽이 모조리 보였을 것이다.

 

 

 백운대 정상에는 인증숏에 줄이 길었다.

 

 

 너럭바위에 앉아 햇볕에 땀을 식히며...

(바람막이는 입어야 했음...)

무엇이 먹고 싶진 않았으나 내려갈 걱정에

힘내려고 군고구마 억지로 반 개를 삼키고

사과대추만이 잘 넘어갔다.

 

 

 온 김에 백운대 정상에 점은 찍어야 할 것 같아 

몇 m 더 올랐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천천히 내려가기로 했다.

(사실 올라가도 별 거 없다.)

 

 

 산장에서 국수와 두부 먹는 재미가 쏠쏠하더니,

제 장사를 하지 않았다. 지게로 식재료들을 높이

올리고 짊어져 종아리에 핏줄이 선명하도록 오르던 

아저씨 따라 겨우 배낭 하나에 힘내자 했던

기억이 지났다.

 

 

 내려올 때는 산 너머로 해가 기울어 분위기가

가라앉고 사람이 드물었지만 다리가 견뎌줘 고맙다는

생각에 언젠가는 땅에 닿겠지 하며 여유를 부렸다.

아니, 빨리 내려가고 싶어도 다리를 보호해야 했다.

버스정류장까지 왕복 6시간은 걸렸으며...

해내서 뿌듯하고 단풍 구경 실컷 한 날이었다.

 

 

 

 

  2022년 10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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