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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 눈이 펑펑 내렸다.

청소하고 나니 함박눈이라 금세 하얗게 변했다.

잠잠해질 때를 기다려 우산을 쓸까 하다 

거추장스러워 모자 쓰고 지팡이를 들고나갔다.

눈이 많이 올 듯해도 겨울철 2~ 3번이다.

누려야 한다.^^

 

 

 눈이 온 양을 생각하면 장화를 신어야 했는데

트레킹화를 신어 금세 파묻히기도 했다.

앞서간 사람들 발자국이 도움되었다.^^

 

 

 

 사철나무 군락지가 곳곳에 있어 때 아닌

싱그러움을 주지만 추워서 회색빛으로 변하고,

 

 

 작은 소나무에 몽글몽글...

 

 

 철쭉에 소복소복...

 

 

 회양목은 한층 화려해지고...

 

 

 넓게 자리 잡은 황매화 가야금을 뜯고 있었다.

 

 

 짧은 길로 다녀가려다 한 바퀴를 돌려니 이때가

3시 30분쯤으로 산은 빨리 추워져 서둘러야 했다.

사람을 두 명이나 만났을까?

 

 

 곳곳에 아무 것도 지나간 흔적 없어 좋았다.

 

 

 바위를 보자 지팡이를 들어 눈썹을 그렸다.

눈이 오면 부지런한 누군가가 그리더만 실제 해보니

손이 곱아 곡선 몇 개인데 제멋대로 그어졌다.

내가 보고 행복했던 것처럼 웃어주면 좋겠구나!^^

 

 

 각박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

키가 커지면 묶어주고 노란 점박이에 하얀 꽃을

피워 사계절 감동였던 취나물도 반가웠다.

 

 

 가끔 막걸리 한 잔 곁들여 시끌시끌하는

배드민턴장을 지나 어쩌다 사람을 만나면 

 '눈이 이렇게 많이 왔는데 산책을요?'

서로 놀라며 지나쳤다.

 

 

 넓은 길로 나오자 눈 치우는 아저씨 진도는

아주 느렸다. 바람을 일으키며 소리 공해만 해도 

요란한 편으로 어릴 적 긴장대에 뭉툭하게 생겼지만

좋았던 나무 넉가래가 생각났다. 아버지께서는 마당의

눈을 치우시며 우리들이 추워 동동거리면 옷을

두둑하게 입고 나오라 강조하셨다.

 

 

 개나리가 추워질 것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열기가 쌓이고 싸여 밀려났으니 이를 어쩌랴!

곳곳에 노란 꽃이 꼼짝 못 하고 매달려 있었다.

너만 그런 게 아니고 나도 급할 때가 있단다.

고치려고 하는데 안되네.^^

 

 

 내려올 즈음 제법 어두워졌다.

5시가 안 됐는데 주위가 까맣게 변하고...

코 시린 싸한 바람이 일자 싸락눈이 내렸다.

왔던 눈이 바람에 날리나 싶다가 옷에 하얀 튀밥이

떨어져 알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눈 구경하고 내려와

다행이었다. 함박눈을 누려 행복했고 말고!

 

 

 

  2022년  12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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