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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 35분쯤 일어났다.

멀리 가는 여행이라 서둘러야 했지만...

30분은 더 자도 됐는데 이왕 일찍 준비하기로 했다.

전날 눈이 온 다음 땅이 얼어서 지하철역까지

캄캄한 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7시에 사당역에서 버스가 출발하고도 

한동안 주위가 어둡더니 날이 밝자 하얀 설경이 

펼쳐져 상고대처럼 아름다웠다. 이런 풍경으로 내내 

이어지겠구나 했는데 경기도를 지나 강원도에

들어서자 눈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햇볕이

쨍쨍하여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럴 수도 있구나!'

 

 

 여행에 당첨되면 연말을 화려하게 보내게 되어 

좋겠다 싶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편안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어 마음 비웠는데 막상 가게 되니 들떴다.

여러 체험에 겨울바다를 보게 된다니 말이다.

 

 

 바다는 차가운 칼바람에 파도가 어찌나

세던지 뒤집어쓰는 모자가 없었다면 몇 분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 해변 저쪽 끝까지 걷고 싶었지만

멍하니 바람을 피하고 서서 바닷물 색의 변화와

부서지는 하얀 파도에 잠시 넋을 잃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죽서루!

관동 8경 중의 하나로 첫인상이 시원한 모습이었으며 

곳곳에 오죽이나 대나무가 서있었고 건물 주위에는  

특이하고 괴상한 바위들이 많아 놀라웠다.

 

 

 이를테면 이 바위는 평범한 바위에 속하였다.

왼쪽에 있는 죽서루를 가까이 살펴보자!

 

 

 상층은 기둥이 20개지만 하층은 17개이면서

각각의 기둥 길이가 달랐다. 이것은 자연암반과 

 

 

 자연초석(막돌)을 이용하여 건물을 세웠기 때문이고

초석의 높이가 다르니 기둥의 길이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초석과 기둥 사이에 숯가루와 소금을 넣어 

나무기둥이 썩는 것을 막았다 한다. 

보물 제213호로 천정에는 이이, 이승휴, 숙종과

정조가 쓴 시 등 현판이 수두룩 걸려있었다.

 

 

 죽서루 우물마루에 올라 뒤편을 바라보니...

가파른 절벽 아래 맑은 오십천이 흐르고 있었다.

경치가 수려한 곳에 정자나 누각이 세워지지 않던가!

조선시대에 접대와 향연을 위한 관아시설로...

 

 

  동쪽에는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객사가 새롭게

지어져 있었는데 지방으로 파견된 중앙관리들이 묵었던

숙소뿐 아니라 삼척지방의 사대부와 삼척을 찾아오는

시인 묵객들의 휴식공간으로 쓰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용도로 객사를 활용할 계획이란다.

 

 

 죽서루 남쪽에 있던 용문바위다.

바다에 묻힌 신라 문무왕이 호국용(護國龍)이 되어

동해바다를 지키다 바람을 쐴 겸 삼척의 오십천으로

뛰어들 때 죽서루 옆 바위를 뚫고 지나가

만들어졌다니 아이고~~~ ㅎㅎ

 

 

 마당의 한쪽에 대나무와 청사초롱이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으며...

 

 

  350년 된 회화나무 세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있는 고궁이나 문묘, 서원,

벼슬하던 대가의 뜰에 회화나무를 심었던 것처럼 이곳

죽서루에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의연하게 서있었다.

 

 

 오전 구경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반찬 종류가 다양했으며 이것저것 공부에

(예를 들면 관동지방은 강원도의 별칭이다 등...  )

식사를 하면서 분위기가 좋았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다닌 곳이 여러 곳이라

오전 오후로 나누어 정리하기로 하며 국립박물관 

청자이야기는 여행기가 끝나고 실을 예정이다.

 

 

 

 2022년 12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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