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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구절초

평산 2023. 10. 19. 19:40

 뒷산에는 애초에 구절초가 없었어.

올가을 처음으로 나타난 거야!

웬일이지?

 

 

 보이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나타났어.

어디에 무슨 나무가 있나 대충은 알고 있는데

처음이라 신기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다 꽃대마다 

누군가가 지지대를 해놓은 모습에 감동이 왔어.

 

 

 일부러 심었다는 이야기잖아.

사람들 많이 다니는 둘레길을 중심으로

누가 이런 정성을 발휘했을까?

가끔은 땅비로 흙길을 쓸어놓아 기분 좋더니,

꽃을 보기 위해 봄부터 준비했단 말인가!

 

 

 하얗게 꽃이 피고서야 존재를 알게 된 거였어.

심는 모습도 못 봤는데 키가 1m나 자라

방긋 웃어주니 덩달아 웃음이 나왔지 뭐야!.

둘레길이 얼마나 환해졌다고... ㅎㅎ

 

 

 딱 한 송이 구절초의 버팀목은 나무였어.

구절초 가지보다 몇 배는 두꺼워 분재 느낌이었고

주위에 널려진 가지를 이용했던데 예쁜 손길이었지!

어쩌다 누운 꽃이 있으면 받쳐주기도 해.

고마우니까!

 

 

 동네에도 맨발 걷기가 유행하는 요즘...

그들이 길을 쓸고 꽃을 심었다는 소리가 들렸어.

점점 험해지는 세상에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야?

꽃이 없었던 가을에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구절초가

추위를 견뎌 많은 식구들이 뿌리 내리길 바라!

 

 

 

 

  2023년 10월  1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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