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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붉나무 한살이

평산 2023. 10. 17. 00:00

 

 작년에 이어 붉나무를 관찰해 왔다.

성장이 오동나무보다 빨랐으며...

꽃대가 올라오는 모습으로, 같은 나무인데도

꽃대의 모양이 달라 보였는데

 

 

 나머지 꽃대의 모습은 이렇게 원추형이었다.

암꽃 수꽃이 다르다더니 시간이 가도 이런 모습이라

수꽃(?)인가 추측해 보다가 그래도 꽃은 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 손으로 떼어 비벼보았으나

동그라미가 작아 꽃봉오리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잎 사이에 날개가 달린 붉나무의 잎!

 

 

 작년에는 꽃대가 겨우 2개 올라왔는데 올해는

대충 세었어도 30개가 넘었고 가지가 사방으로 번져 

자리를 차지했으니 그만큼 성장이 빨랐다.

 

 

 시간이 지나자 이런 모양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이부자진딧물'이 잎의 즙액을 빨아먹으면 그 자극으로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벌레집이 만들어지며

안에는 약 1만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아서 건조한 것이 오배자(五倍子)였다.

오배자는 탄닌 성분이 많아 잉크, 염료 등의 원료나 

가죽을 다루는 데도 꼭 필요하고 머리 염색약과 

한약재로도 쓰인단다.

 

 

 어느 날 누군가가 궁금했는지 벌레집을

반으로 갈라 난간에 올려놓았는데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약 1만 마리의 진딧물 뭉치 같았으며 

약하게 꼬물거리는 모습이었다. 

 

 

 

 약재로서의 오배자는...

폐에 풍독이 있어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서

가렵고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하고, 피가 날 때

지혈이나 입안이 헐었을 때 효력이 있었다.

 

 

 하얗게 핀 꽃을 아주 잠깐 볼 수 있었는데

아주 자그마한 꽃이라 보일까 말까 했어도

언제 수정 되었는지 빠르게 열매를 맺었다.

 

 

 열매는 익으면서 무거워 아래로 쳐졌으며

알맹이들의 겉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 소금처럼

짠맛을 냄으로 옛날 산골에서는 모아모아 두부

만들 때 간수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붉나무는 옻나무나 개옻나무와 비슷하게 생겼고 

같은 옻나무과에 속하여 독성이 약하긴 하지만 

예민한 사람은 옻이 올 수 있다 했으나

꽃대와 벌레집, 열매를 만져도 괜찮았다.

 

 가을에 유난히 붉게 물든다 하여 붉나무지만

노랗게 물드는 잎이 있었고 이렇게 알록달록

변하는 단풍도 아름다웠다.

 

 

 

  2023년 10월 1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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