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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개운산 무장애 숲길

평산 2024. 10. 11. 13:47

 무장애 숲길이 안산에서 효력을 단단히 본 후 

동네의 산이란 산은 모조리 닮으려고 하는 것 같다.

아니 온 나라가 산책길 둘레길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오동근린공원에 갔을 때도 산 전체를 데크길로 해놓아

자연을 위해서일까 사람을 위해서일까 의문이더니,

 

 개운산은 정상 부분에 겨우 500m를 무장애숲길로

만든다고 해서 서운함이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흙길을 그래도 둠이 산과 사람을 위함이 아닐까 한다.

일단 산 자체와 나무가 큰 피해를 입었다.

 

 갈 수 없었던 이곳에 길이 나 원시림처럼 깊은 숲 속을

엿볼 수 있었는데 나무와 풀들이 얼마나 놀랬을까?

장기적으로야 자연을 위함도 따르겠지만 사람을

위한다며 보여주기식의 정책은 아니었을지,

굳이 구의원 건물 뒷부분과 이어질 필요가 있었나!

 

 서울 도심이라 할 수 있는 작은 산이어도

울창하여 허파 구실을 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어서

나머지 부분은 흙길로 놔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버려진 배드민턴장이 흉물스러웠던 이곳은 예쁜 

정원을 만든다고 한다. 어쩌면 무장애 숲길이나 만들고 

남은 부분은 저절로 산림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게

좋은 방법일 수 있을 텐데 철 따라 꽃 심는 인력은 어찌할꼬?

산에 장미가 피어있으면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던데...^^

 

 암튼, 500m라도 봄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한번 연장되더니,

다시 8월에 끝난다 했다가 11월 중순까지 이어간단다.

얼마나 완벽하게 만들려 하는지 며칠 자유롭게 오고 갔으며

마을 신문에도 오르자 외부사람들이 오는가 싶었는데...

다시 못 들어가게 끈으로 막아놓은 모습이다.

 

 개운산 무장애숲길의 끝부분에 있는 전망대는

갑갑하던 숨이 확 트이며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준다.

낮은 계단의 높낮이가 있어 여유로움에 음악회를 열만큼

면적이 넓으며 앉는 의자가 수두룩해서 여러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났다. 

 

 다만 봄이면 즐겼던 노랑 개나리 군락이 줄어들고 

아카시나 오동나무가 싹둑 잘라진 아픔으로 얻은

공간이라 시간이 흘려야 회복되지 않을까!

 

 전망대 아랫부분도 휑하여 걱정이더니 사방공사나

물길을 내고 흙이 떠내려가지 못하게 엮어놓아서 풀이든

나무든 든든하게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4년 10월  1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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