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태 콩으로 간단하게 콩국수를 만들어보았다.맛있게 하려면 잣이나 통깨 등 여러 가지를 넣는 게 좋겠지만 굳이 넣지 않아도 콩과 소금만 있으면고소하니 천연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콩을 씻어 몇 시간 불려서 담갔던 물과 함께불에 올리고 부르르 두 번 정도 끓어오를 때 몇 알먹어본 후 고소함이 느껴지면 불을 껐다. 식기를 기다려 삶았던 물과 함께 믹서에 갈아 농도가알맞을 정도로 물을 붓고 접시에 계란 삶은 것 , 오이 썬 것,토마토나 복숭아 있으면 몇 쪽 담아서 소금으로 각자 간을 맞추면 되니 아주 간단하였다. 삶은 국수를 찬물에 헹궈 소쿠리에서 물을 뺀다 해도물기가 남으니까 농도가 옅어지는 것을 생각해서콩물을 모두 마실 겸 농도는 좀 되직함이 좋았다. 또 남은 콩물에 소금간을 해두면 하루 이틀은..
눈이 떠져서 창밖을 보니 붉은빛이 보여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려고 밖으로 나갔다.백일홍은 알밤 수확하러 왔을 때도 한창이더니 눈높이를 맞춘 것은 아닐 텐데도 앞 뒤로 메리골드와조화롭게 핀 것이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걸을 때마다 아침이슬을 친구로 풀 좀 뽑아주다가동쪽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보았다. 이때가 6시쯤으로 해가 뜨고 엇저녁에는 달 뜬 모습이 보여 애쓰지 않아도해와 달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행운이 아니던가! 빵을 굽고 밤을 넣은 단호박죽에 숙이네가 농사지은 알록달록 찰옥수수와 아름다운 빛깔의 샐러드로 아침을 먹었다. 나그네는 그동안 세수하고 청소기 한번 돌긴 것밖에 없는데 날 더우니 먹는 것은 신경 쓰지말자했지만 토마토를 삶아 벗기고 계란을 삶는 등귀한 대접을 받았다. '된장찌개와 세끼 나물..
제주도에서 '세계색소폰연주회' 가 열린다고남편분이 참석차 집을 비우는 사이에 청양 정산에 있는 숙이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10시 30분 버스를 타고2시간 여를 달려 내리니 어김없이 꽃님이가 마중 나와줘반가운 얼굴을 대하고 변함없는 솜씨의 나물반찬에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밥을덜었다가 다시 찾아 먹었는데 오후에 점심 먹은 것이많은 힘이 되어줘서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나물의 재료는 직접 수확해서 말린 고사리, 가지, 부추.단호박, 고구마줄거리, 개망초, 깻잎, 꽈리고추 등조금씩 농사를 지어 시장 갔다 온 재료는 두부뿐이었다. 우아하게 茶 한잔 마시고 날 더우니 집에서나 있다가오려고 생각했지 어디 간다는 상상을 못 했는데시원한 숲길이 있다며 우리를 이끌어주었다. 바로 칠갑산자락이..
꽃이 하나 둘 늘어갈 때 푸릇푸릇해서 좋았다.아파트로 이사오기 전 좁은 마당 계단에 쪼르륵 화분들세워두고 바가지로 물을 던지며 화분 옆구리와 계단을청소할 때면 먼지가 흘러내려가며 시원해지고 멋스럽지않은 시멘트 바닥이라도 개운해져 꽃들이 반짝거렸다. 이웃집에서 넘겨다 보고 화분 하나 달라고 할 때아까워 선뜻 내주기가 어려웠다. 어쩌다 꽃집 앞을지나칠 경우에 키워보고 싶은 꽃들이 무척 많았다. 친구가 놀러 와도 화분을 안겨주기 어려워서몇 뿌리 뽑아 주는 것조차 쉽지 않더니, 똑같은 화분이 많아지자 주위에 하나씩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예쁘게 자라고 말끔한 화분보다는 없어도 서운하지않겠는 순서로, 댁에 근사한 화분이 있으면 옮겨심으시라고 이야기를 전하며 건넸다. 예전에 이렇게라도나누는 사람이 있었으면 고마워..
친구들 만나는 날은 돌아왔는데 날이 더우니...박물관으로 가보자는 의견에 따라 이곳을 찾게 되었다.처음 가보는 동네라 태릉입구역에서 내려 당황되었어도두 리 번하다 간단한 지도를 발견하고는 반가웠다. 1974년 개원이래 36년간 서울 북부의 사건과 송사를담당했던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있었던 장소로2010년에 구치소가 있어서일까 높다란 옹벽을 허물고서울시민의 자유로운 공간이 되었다는데... 앞의 계단을 오르니 아담하고 예쁜 건물이 보였다. 무엇보다 낮은 건물임에도 시야가 탁 트여 좋았다. 어딜 들렀다가 한 시간이 남는다며 일찍 나올 수 없냐는친구의 전화에 쓰던 일기를 마무리하고 부리나케 옥수수를삶아(정선시댁에 다녀온 동네친구가 한아름 안겨주었음) 장소로 향했는데 건물 입구에 요런 책상이 있어 시원하게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