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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떠져서 창밖을 보니 붉은빛이 보여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려고 밖으로 나갔다.
백일홍은 알밤 수확하러 왔을 때도 한창이더니
눈높이를 맞춘 것은 아닐 텐데도 앞 뒤로 메리골드와
조화롭게 핀 것이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걸을 때마다 아침이슬을 친구로 풀 좀 뽑아주다가
동쪽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보았다. 이때가 6시쯤으로
해가 뜨고 엇저녁에는 달 뜬 모습이 보여 애쓰지 않아도
해와 달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행운이 아니던가!
빵을 굽고 밤을 넣은 단호박죽에 숙이네가 농사지은
알록달록 찰옥수수와 아름다운 빛깔의 샐러드로
아침을 먹었다. 나그네는 그동안 세수하고 청소기 한번
돌긴 것밖에 없는데 날 더우니 먹는 것은 신경 쓰지
말자했지만 토마토를 삶아 벗기고 계란을 삶는 등
귀한 대접을 받았다. '된장찌개와 세끼 나물밥만
먹어도 감지덕지 훌륭하잖고!'
고추를 먼저 땄는지 나들이를 하고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아마 고추를 먼저 땄을 것이다.
붉은 고추를 말리지 않는다 해서 1kg 넘게 따 왔는데 고추도
숙이를 닮아 매운 맛이 나는 듯 말 듯 모양새가 좋았다.
상하지 말라고 갈아서 소금과 멸치액젓을 부어놓았다.
생고추 넣고 열무 얼갈이김치 담그려 하며 고구마 줄거리도
삶아 부추와 버무렸는데 일 년에 한 번 맛보는 별미였다.
소금에 절여서 까면 쉽다니 다음에는 그리해봐야지?
매시간 보람을 느끼게 해 주려는 정성에
자동차를 타고 벼 무럭무럭 자라는 들판을 달려달려
시골 읍(邑) 모습뿐 아니라 낮은 산들과 뭉게구름...
사과가 익어가는 고즈넉한 마을도 둘러봤다.
올해는 연꽃을 이곳에서나 보았네.
탐스럽고 아름다웠어라!
너의 푸근하고 넉넉한 마음을 닮고 싶구나!
낭군이랑 가끔 간다는 숙이가 이끌어 찻집에
들렀는데 한약방에서 있을 법한 십전대보탕을
호기심에 시켰더니 가격에 걸맞게 인삼 한 뿌리와
매운 고추와 더불어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 말린 것이
입가심용으로 나왔다. 보신이 될까 남은 꿀마저 넣고
남김없이 좋은 시간 갖고서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숙이의 대추차는 어떤가 맛봤으면서 아낌없이 주는
친구에게 인삼이라도 나눠 먹자 말이라도 할 것을... ^^
더운 날 불러준 친구에게 여름휴가
보내고 온 셈이라며 고마움을 전한다.
2024년 8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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