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란다에 빨래를 걸고 돌아서다 문득 하늘을 봤는데평소보다 구름이 좀 이상하여 다시 돌아섰었다.커다란 파도처럼 너울너울 움직이는 모습이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구름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아래위로 여러 겹의 얇은 잿빛 헝겊을 누군가가 멀리서일부러 움직이는 듯 넘실넘실 흘러가는 모습이 두려움을느끼게도, 신비롭기도 했으며 역동적이란 생각이었다. 시선을 뗄 수가 없어 들판에 서있었다면 어땠을까?보이는 하늘 크기가 작아 아쉽기도 하면서 내가구름 따라 동쪽으로 마구마구 달려가고 있었다.이때가 오전 8시 17분으로 이렇게 일찍 빨래를 널어본 적이 없음은 신께서 보여주려고 그랬겠다는 생각도 스치며...하늘은 잿빛으로 울렁울렁 난리가 난 모습이었지만 땅을 내려다보니 초록에 싱그런 모습이어서 ..

원뿌리의 분신인 따님이다.작년에 폈던 꽃, 씨앗 매달고 꽃대가 올라왔다.습하고 더운 여름을 지내며 물을 많이 줬는지 두 화분 모두 검은 잎이 올라 와 철렁했었다.하여 가을부터는 물을 거의 주지 않았는데... 봄이라고 꽃이 피니 초록만 있다가 고마웠다.바람에 날아온 사랑초도 함께 피었구나! 해마다 겨울이면 화초들을 안쪽으로 옮겼었다.이제는 솜을 튼 후 생긴 커다란 비닐을 씌워 낮에는얼굴 내밀어 주며 추운 겨울을 보냈다. 어머니와 만났다 헤어질 때 서운하다며 한 포기씩 나누었던 군자란의 어미다. 옆에서 싹이나올 때마다 분갈이를 해줘서 몇 포기 분양했는데무엇이 불안할까 자꾸만 싹이 틔워 다섯 포기가 되었다.어미에게선 꽃대가 보이지 않아 궁금하던 차에 존재감이 없던 오른쪽 포기에서 꽃대가 보여... 아..

신문을 읽다가 단위농협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일을 마치며 예전에 찾지 않은 푼돈이 있을 때찾는 방법을 여쭈니 서류가 몇 개 필요하다고 해서생각보다 쉬워 반가웠다. 푼돈이라도 찾아서 써야지!부자인 은행에 남겨 배부르게 할 필요가 있을까!나올 때 주방세제와 비닐장갑을 선물 받았다. 사실 인감증명서가 필요해서 곧장 동사무소에 가려고했는데 잘 됐다며 가는 길에 마트가 있어 무와, 대파,마늘 1.5kg을 샀더니 거의 4kg이라집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들고 온 재료들을 놔두고 물 한잔 마신 후,동사무소에 들러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은행을찾아가는데 버스를 탈까 하다 오늘은 이렇게 운동을마치자며 세 정거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는 도중 개업한 지 1주년 됐다는 정육점을지나게 되어 망설이다 누구 생일이 ..

외출 후 돌아오다 마트에 들렀더니 자몽이 눈에 뜨였다.찻집에 가서 커피 마시기가 뭐 하면 허브나레몬, 생강, 자몽차를 마시지 않나!자리값이겠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자몽이 보이면청을 담가볼까 했는데 씻어서 겉껍질을 제거하자니과육과 꽁꽁 밀착되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고천혜향 껍질까는 것보다 몇 배 어려웠다. 자몽청을 처음 담근다며 영상을 참조했을 때알맹이를 둘러싼 하얀 섬유질이 쓴맛의 원인이라제거하라기에 싱크대 앞에 서서 오랜시간 걸렸는데이때 신맛까지 덜해져 그냥 먹어도 무리 없었음에 다이유가 있구나 싶었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하기를... 자몽 특유한 쓴맛일 경우 자연스럽게 느껴야지,왜 제거를 해야 할까? 그러니 자몽차가 되는 거지?그래서 요번에는 속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알맹이를도마에 올려 쓱쓱 손쉽게 ..

"요즘에 누가 코르덴 바지를 입어?"이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옷은 깨끗하고 단정하게 입으면 되는 것이지 않나!그동안 세월이 흘러 폭이 좁은 바지의 유행에서 통이 넓은 바지를 보면 여유롭고 편안하게 보이던데접어서 몇 번 입어보다 거추장스러워서 자르고... 그냥 입어도 됐으면 꿰매지 않았을 테지만... ㅎㅎ실밥이 돌아다닐까 힘차게 털었더니 날리고 지저분하여 수선집 갔다 주기에는 헌 옷이라 아깝고...꿰매려니 춥고 귀찮아서 며칠 미루다 마음 잡고바지 두 개를 수선하게 되었다. 지저분한 실밥일랑다듬어주고 속으로 한번 접어 넣어서 세발뜨기를 하려고시작했으나 어째 손이 쉬운 공굴리기로 이어졌다.공굴리기 바느질 법은 한번 실이 풀리면 계속 풀어질 수있어 중간에 일부러 매듭 한 번씩을 해주었는데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