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혼불'을 읽고...
청암부인이 살던 뒤꼍에 대나무 숲이 있었다. 작가가 도입 부분의 대나무 소리를 표현한 부분만 읽어도 실감이 나는 섬세한 표현에 감탄을 자아냈는데 우리나라 1930년대의 남원땅 매안이란 곳이 배경이었으며 어디쯤 일까 지도를 찾아보니 섬진강의 지류인 요천이 가까이 흐르고 지리산자락이 뻗어내려온 마을이었다. 기울어가는 이 씨 문중에 청암부인이 시집을 왔다. 요즘으로 치면 약혼을 하고 예비신랑이 처가에서 며칠 있다가 본가로 돌아간 후 결혼날짜가 돌아오는데 그만 신랑 될 사람이 죽어서 하얀 소복을 입은 색시가 혼자서 가마를 타고 시댁으로 오게 된 것이다.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하는 시대였음이다. 청암부인은 작은집 조카를 양자로 맞이하여 장손으로 키우며 아이가 울면 젖을 동서에게 얻어 먹이면 될 것 같아도 아기가 ..
책을읽고난후
2023. 6. 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