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에 고궁이 무료입장이라니 어디로 향할까?교통은 종묘가 제일 좋은데 정초부터 분위기 침침해지는 것 같아 정원이 넓은 창경궁으로 향했다.귤 한 개 달랑 넣고서 운동삼아 가는 것이다.^^ 눈이 남아 있을지 기대를 하며 들어갔더니음지와 양지가 확연히 다르며 걸어 다니기불편하지 않았고 봐줄 만하게 남아 있었다. 성스러운 자리에 늘 있다는 회화나무는 예전에 사도세자의 죽음을 슬퍼하며 나무가 고행을 하듯휘었다 하더니 어두운 문구가 빠져있었다.나무 오른쪽 건물에 뒤주가 있었던 것이다. 임금이 살았거나 업무를 보던 곳은 지나치며넓게 정원을 한 바퀴 산책하는 것으로 이때만 해도 좋구나 하면서 종묘에는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왼쪽으로 종묘와 연결된 곳을 지나게 되자 '아참? 연결되었지, 그렇다면 갈 수 ..

"요즘에 누가 코르덴 바지를 입어?"이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옷은 깨끗하고 단정하게 입으면 되는 것이지 않나!그동안 세월이 흘러 폭이 좁은 바지의 유행에서 통이 넓은 바지를 보면 여유롭고 편안하게 보이던데접어서 몇 번 입어보다 거추장스러워서 자르고... 그냥 입어도 됐으면 꿰매지 않았을 테지만... ㅎㅎ실밥이 돌아다닐까 힘차게 털었더니 날리고 지저분하여 수선집 갔다 주기에는 헌 옷이라 아깝고...꿰매려니 춥고 귀찮아서 며칠 미루다 마음 잡고바지 두 개를 수선하게 되었다. 지저분한 실밥일랑다듬어주고 속으로 한번 접어 넣어서 세발뜨기를 하려고시작했으나 어째 손이 쉬운 공굴리기로 이어졌다.공굴리기 바느질 법은 한번 실이 풀리면 계속 풀어질 수있어 중간에 일부러 매듭 한 번씩을 해주었는데생각..

무슨 책을 읽을까 하다 찾은 것이 단편소설이다.현대소설이라 했으니 장편이 나올 수 있지만 아직은 짧은 단편만 나왔다. 예전에 읽은 기억이 선명하면 그냥 지나치기도 하는데이야기가 가물거리면 짧으니까 다시 읽어보았다.오랜만에 읽으니 사투리가 정겹고 가난에 애잔하였고, 특히 여인들의 삶이 비참하여...남편들에게 화풀이 대상인 것이 속상하였다.툭하면 작대기로 때리고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지주에게 밉보여 농사지을 땅이 없으면 더욱 못살게 굴었다.급기야 한탕주의에 빠져 하루하루 작은 일거리로 보리쌀과 기껏 감자나 얻어오는 형편이지만 노름을 하려고이년 저년 욕을 하면서 돈을 꿔오라 피가 나도록 때렸다. 당시의 여인들은 시집와 뼈를 묻어야 했으므로 견디다가죽겠다 싶으면 기를 쓰고 집밖으로 달아났을 뿐이다.어찌하여 ..

오랜만에 우이동을 찾았다.시내에서 한참 시위를 하니까 모임을 할 수가 없어연기했다가 감기에 걸린 친구에 집이 물이 새서 공사를 해야 한다니 둘이서 만날까 말까 하다숲길을 걸어 운동도 하고 절에도 갔다 오기로 했다.한적하니 태극기 반기는 입구부터 좋았다. 하늘과 맞닿은 곳이 인수봉과 만경대 백운대의삼각산으로 바위가 햇빛에 반사되어 저리 하얀가?와~~~ 멋진 풍경이구나! 서울에 살았어도 북한산에 발 디딘 것이 처음이라는친구는 불교신자라 절에 가는 것이 목표였을 테지만난 산길을 걸어 오늘의 운동으로 삼으려는 마음이 컸다. 산길로 접어들자 싸락눈 속에 얼음이 얼어발걸음을 조심해야 했는데 올라가는 길은 그래도 하중을 실으면 됐지만 내려갈 때는 어쩐다? 북한산 역시 눈의 무게에 늠름한 소나무가 꺾이고 넘어져..

손 아래 올케가 참 이쁜 짓을 많이 한다.말도 그렇지만 행실도 올바르고 표현을 잘하고똑똑하며 애틋한 마음, 측은지심(惻隱之心) 또한 많아서남동생보다 시아버지인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는마음이 알뜰하고 훌륭하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예쁜 우리 올케의 여동생이다.시집을 가지 않았으면 사돈처녀지만...결혼을 했으니 뭐라고 불러야 할지...ㅎㅎ 바로 언니의 시아버지를 찾아뵙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중요한 시점에서는 꼭 나타나서분위기를 바꿔주기도 하고 반찬이나 찌개거리 과일 등음식물을 준비해 혼자 언니의 시댁을 방문하기도 한다. 올 때마다 세상에 이런 일이?...ㅎㅎ 전업주부도 아니어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가까운 편이라고 언니의 시댁을 찾아오다니...다녀갔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감동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