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젓을 어쩌다 무쳤더니 잘 먹어서... 이따금 해줘야겠다 생각했는데 마트에 갔다가 생조갯살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격은 조개젓과 비슷했으나 소금에 절이지 않은 조갯살이라 탱글탱글하며 컸다. '소금만 넣어 새우젓을 만든다는데 혹시 조개젓도?' 두 팩을 사 왔다. 조개 1kg을 까면 300g이 나온다니 조개젓이 비싼 이유다. 물에 소금을 녹인 후 조갯살을 씻어 물기를 빼주었다. 소금도 중요하다는데 천일염을 볶아 평소에 사용하니 걱정 없었다. 조갯살의 20%를 넣으면 짜지 않게 된다는 말에 켜켜이 넣다가 마지막 부분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는 즉시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켰다. 날짜를 보니 6월 15일! 우연의 일치지만 초여름에 담근 조개젓이 제일 맛있다는 문구에 기뻤다...ㅎㅎ 빠르면 1주일 만에 먹어도 된다는데..
도시를 떠나 이사 간 친구가 있는데... 시간이 되면 산에 올라 고사리를 꺾고 나물을 한다고 해서 무지 부러웠다. "거기 어디야? 나 좀 데리고 가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사리가 있었는데 이제 끝났어!" "생고사리 삶은 것 좀 갔다 줄까?" 삶아서 굵은 것은 말리고, 가는 것은 말려도 부러져서 그냥 얼렸다며... 반창회가 있었던 어제 친구들 사이로 슬그머니 무언가를 내려놓더니 고사리였다. 봄날 어쩌다 생고사리를 보게 되면 그 빛에서조차 감동이 오던데... 삶은 고사리인데도 이런 빛깔이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생고사리와 비슷했으며 가늘다고는 했지만 맛있게 보여 얼른 물로 행군 다음 한 줄기 먹어봤는데, 향이 듬뿍 나며 줄기의 통통함이 느껴지고 고기 씹는 것처럼 묵직한 고급스러움이 전해졌다. 고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