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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누구의 첫사랑

평산 2009. 6. 18. 08:43

   

 누군가가 나에게 첫사랑이 되어 주었듯이

나 또한 누구에겐가 첫사랑이 되었던 때가 있었던 가!

 

 

     

 

돌이켜보면 그 아이가 싫었다든가 미웠던 것은

아니었는데 스무 살 갓 넘어 너무나 일찍 혼자만

바라봐 달라고 했음에 부담이 느껴졌었다고나 할지,

그냥 친구로 지냈었으면 졸업 후에도 자연스러웠을지 모르고,

멋진 프로포즈가 아니라도 결혼을 생각하는 즈음에 이르러서조차 

만남이 이어졌더라면 삶이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말이야.

 

 사실 학교 밖을 떠나서 제대로 된 데이트 한번 못해봤다.

도서실에서 교정에서 얼굴을 봤을 정도라 할까!

그럼에도 늘 마음이 앞서 가는 그 아이였기에...

나에게는 가지가지 사연들 매달렸었다

무슨 이유인지 군대도 가질 않아서 내내 같은 건물에서

어색한 일이 많았고 약수동에서 남산까지 오르며

약국마다 잠자는 약을 수집해 길게 잠도 잤었다는 이야기며...

 

 마음속으로 행여 내가 잊혀지지 않길 바랐을까?

음~~그렇진 않았다. 나에게는 사랑이라 할 무엇은 없었으니...

막연하게 언젠가 한번쯤은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을 거라 우연하게 부딪히거나 만날 수도 있겠지 했지만

서울이 워낙에 넓어 아직까지 얼굴 한번 못 보았다.

머릿속에 잠재의식이 있었는지 한 동안은

꿈속에서도 많이 등장을 하더니만......

 

 얼마 전, 그 아이와 같은 공부를 했던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우연찮게 그 시절 이야기가 튀어 나왔었는데...

만난 지 오래 된 모임이지만 나누지 않았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그날따라 시간 속에 녹아났었다.

그래서였을까? 말이 나온 김에 양반은 못된다고

며칠이 지나 그 아일 여차여차 졸업한 이후에 만난 친구가 있었으니,

아마도 궁금했던 마음에 연줄을 생각하기도 했겠다는게

일단 나의 생각이지만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무언가가 점점 좁혀져옴을 느꼈다고나 할까.

 

 만났었던 이런저런 이야기와 더불어 날 만나고 싶었는지 

茶 한 잔 달라며 득달같이 그 친구 달려왔는데.....

시간이 흘러사 당연히 담담하겠다고 여겼으면서도

듣기만 했지 친한 친구였지만 꿀먹은 벙어리처럼

적극적으로 무엇을 묻지도 못했다.

 

 설령 한 귀로 흘리려는 무관심은 아니었어도

들어서....또... 무엇하리오. 다만, 조만간에

그 아이와 연결이 되어지긴 하겠구나!

이제 풋풋했던 감정을 뒤로 하고

만날 나이가 되었단 말인가~~~했었다.

 

 "이 다음에 한번 만나도 되지?"

낭군에게 했던 말이 어끄저께 같은데

강산은 벌써 여러 번 변하고... ^^

 

 

 

 

   2009년   6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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