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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너에게로...

평산 2009. 7. 4. 12:25

 

 며칠만에 가보니 능소화 방글이며 피어있었다.

글씨를 배우러 가는 자체도 좋은데 아름다운 꽃까지 피어있으니 집에서 있었으면 어떻게 보았겠을까!

어느 날 인연이 닿아서 못 볼 수도 있었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음에 오늘따라 마음속으로 감사를 더했다.

더 길게 살수도 있었을 붉은 송이들이 천둥과 번개에 놀라서 그만 가슴 쓰러 내린 모습도 여기저기 보였다.

 

 

 

 

 너를 만나러 간다며 오늘은 글씨도 쓰지 않겠다더니 가는 김에 부처님께 기도라도 한다며 나갔었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오고 갔지만 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잘 되었을지도 모른다며......

그러니까 능소화도 너도 오늘 붉은빛을 띠고 었었구나~

마음 편안해 보려고 했으며 글씨 쓰기에 열중했었다.

몇몇이 점심공양을 하며 재미난 이야기에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엔 미안하기도 했었고~

 

 

 

 

 '지금쯤 마취가 깨어서 아파할 텐데......'

갑자기 가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이러고 있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나중에 무지 후회 될 수도 있는 일인데......'

준비물들을 챙기고 절을 나와 집에 거의 다 와서야 부처님 만나 뵙지도 않고 온 것을 알았다.

그러니 더욱 너에게로 가서 나의 마음 편안하게 하고 싶었어.

 

 

 

 

   버스 타는 곳으로 달려가 수도 없이 네가 내게 달려온 그 길을 너에게로 향했다.

잘 찾아가겠는 자심감이 있었으니 긴장감이 다소 덜 했었어.

책이며 책갈피 그리고 네가 깨어나지 않았을 때 너의 얼굴을 보며 쓰려고 담아 두었던 카드는 두고서였다.

친구들이 많은 네가 나만의 너로 있기 위한 시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

미리 무언가를 써서 가져가는 것보다는 너를 보며 쓰고 싶은 구절을 담고 싶었었는데......

 

 

 

 

 구비 구비 이 동네 저 동네를 돌고 돌아 네가 있다는 산 밑의 그 곳에 도착했을 때 과일가게 하나 눈에 보이질 않더구나!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그 곳이 다소 불안해지기도 했었다. 눈이 커서 겁이 많은 너이니 어련히 잘 정했을 라고......

 

 망설임 없이 들어섰다. 마음이 급했는지 여러 눈이 나를 향하고 있었음에도 너는 보이질 않던데?

커튼에 바짝 머리를 대고 잠을 청하려던 너였던 것 같다. 그렇지, 반가웠었니?

음~~~역시 넌 건강한 아이야~~수술을 금세 했다는 표시가 없 더 구나! 아직 덜 깨어서 그랬었는지......

연속극에서처럼 아무런 의식도 없이 산소마스크를 쓰고서 눈도 못 뜨고 있을 너를 그려보며 말은 한 마디도 할 수 없어  

손이나 한번 잡고서 와야 할 상황으로 설정해서는 별의별 소설들 마구 쓰면서 달렸었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잠시 보고 왔지만 마음이 푹~~~놓였었어.

우리가 나이만 먹었지 애들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누워 있는 네가 예쁘기도 했었으니......

 '다행이야, 그만하길!'

 

 

 

 

 

2009년   7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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