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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미안하고 고맙다.

평산 2010. 3. 11. 11:50

 

 

 

 

 

 

 내가 널 만났을 때

내 세상은 아주 조그마했었어.

난, 그 작은 세상에서도 즐거움을 맞보며

살았었다고 자부하는데?

널 만나고부터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이 많아 놀랬었다지.

 

 운악산 산마루에서 폭풍우에

휘날리는 것처럼 온 몸을 휘감다

흩어지는 힘찬 바람들 맞이했고,

 

 저수지 움막 물가에 핀 산 벚꽃

그 분홍빛 꽃잎이 우리의 웃음 언저리에

날아와 팔랑거리던 일 

 

 하늘 끝닿을 듯 하염없이 높고 높아

벌벌 떨며 앞으로만 내달았었던 

도봉산 봉우리 체험!

 

 가시나무를 뚫고,

시골서 어린 시절 보냈지만

못해봤었던 두릅 따본 일!

 

 노랑매미, 빗살무늬 고사리와

얼레지 군락을 기억하며 봄이면 가보고

싶을 것인 그곳 천마산!

 

 은은한 파스텔화의 수목원 앞

굽이굽이 단풍길...

책 건네주며 또 다른

세상 이야기로 주고받았던 날들

과일 싸주고 밥 고기 구워

친정엄마 같이 챙겨주었던 모습

너 때문에 처음 마주했었던 졸깃졸깃 감자옹심이

삼면이 검푸른 바다 위 숨어버린 태양  

그리고......

 

 

.................................. 

 내 세울 것 없는 날 예쁘게 봐주고 

조금 더 넓은 세상들 보여준

너에게 감사하고 싶구나!

茶 한잔 마주 하고 웃으면서

널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돌아왔었어, 그렇지?

다시 한 번 미안하고 고맙다.

 

 

 

 

   2010년 3월 1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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