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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108배를 해보며

평산 2010. 2. 2. 20:54

 108배를 실천한다는 친구들을 대할 때마다

절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니 행여나 무릎이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얼마만큼 시간이 흘러서 만나보면 혈색이

좋아지고 근육이 생겼는지 살도 단단해져 있더란다.

더군다나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어서 한 친구는

몇 달 만에 허리가 잘록해진 모습이었고,

법당에 머무르는 동안 좋은 글귀에 귀를

기울여서 그럴까 마음도 넉넉해져 있었다. 

 

 

 '나도 한번 해볼까?'

별다른 방법이 따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절을 하듯 해보며 108번 일어났다 머리 숙였다를

반복해 보니 그다지 어려움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절을 하며 하루의 반성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도무지

 

 

 

 무엇을 떠올릴 여유조차 없어서 절하는

동작만 반복이 되더란다.

말하자면, 동작만 취하기가 급급했다.

 

 

 '혹시나 108배를 여유롭게 하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동영상을 찾아보고 검색을 해보니

그렇다고 별다른 무엇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한번은 산에 갔다가 어떤 스님께서

'108배의 뜻을 알고서 실천하라.'는

문구를 발견하게 되어 마침 실천해보고 있는 중이라

어찌나 반갑던지 감사의 뜻으로 시주는 해야겠는데

오늘따라 잔돈이 없어서 산 정상에 올라 배보다 배꼽이

큰 까페 수준의 꿀 차를 한잔 마시기도 했다.

 

 

 보물을 얻은 냥 부푼 기대감을 갖고는

집에 와서 읽어보았지만 108배를 하면서 1번부터

쓰여 있는 글귀를 번갈아 읽어보며 행하는 것으로

가슴에 쏙 들어오질 않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오히려 어수선함과 108번까지의 말씀이 너무

많아 홍수처럼 다가왔으니......

 

 

 요즘 들어 일주일에 3~4번은 실천해보고 있다.

산책마저 없는 날에는 운동을 대신해한다는 생각이다.

107배까지는 무엇을 생각하며 행동하기가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무아의 경지가 아닌 無念無想!

그렇다고 좀 더 천천히 해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우선은 무릎에 충격이 덜

가도록 바른 자세에 신경을 쓰다 보니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다가도 몇 번였을 지 가물거리며 잊어버리는데,

예순다섯, 예순여섯 하다가 스스로 헛갈리어 67, 68로

바꾸기 일쑤다. 예순 다음이 일흔... 여든이라는 것도

문득 어려워서......^^

 

 마지막 배를 할 때는 일어서기 전에 한동안

엎드리고 머무르며 하루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고

마음과 대화를 나눈다. 물론 반성할 점은 반성과

'예쁘게 봐주십시오'가 자주 드리는 말이다.

109배 110배가 되기도 하며, 20분 정도 걸렸고,

운동이 되는지 똥배가 조금씩 없어지는 것도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조금은 나른하기도 한

기분 좋은 피곤함도 따랐다.

 

    

 

  2010년 2월 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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