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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가을 답사 1

평산 2009. 10. 20. 00:52

 








이른 아침까지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려서

약속은 했지만 가야할 지 걱정이더니만 

막상 집을 나서려니 비가 뚝~그쳐서

기분 좋게 길을 나섰다.

 

  예산군 광시면에서 태어났다는데~ 

어릴 적 기차 타고  

외삼촌댁 복숭아 과수원에 

갔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지만

이곳 예산에서 하룻밤을 지낸 경우는

살아오면서 처음이었다.



 


 

 

 

 













친구가 빌려서 하룻밤 머문 시골집,

넓따란 도로로 달리다가 갑자기 산길로 접어들더니 이렇게 활짝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는 신기한 집이 있을 줄이야.

대문에서 부터 마당이며, 우물터, 모닥불 피우는 곳, 고기 구워 먹는 시설들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었고

방방마다 보일러도 잘 놓여있어 갑자기 추워진 날에도 따뜻하게 신세지고 온 집의 풍경이다.

어제가 초하루이니 초승달조차 없는 캄캄한 밤중에 강원도 바닷가에서도 10개 밖에 보이지 않았던 별들이

또한 섭섭치 않게 볼만했던 곳이어서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카시오페아, 오리온, 북두칠성을 찾아보았던...

 






점심은 집주인의 안내로 시내로 나가 

'밴댕이 탕(?)'을 먹었는데 작은 조기처럼 생겼으며 맛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처음 대했지만 국물이 시원~~했다. 

 

배를 채웠으니 산책 겸 가까운 곳을 들렀는데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

원래 경기도에 있던 것을 천자가 나올 자리라고 해서 기존의 '가야사'라는 절을 불태우고 이곳에

옮겼다고 하며 이장하고 7년이 지난 후

12살에 왕에 오른 사람이 고종이란다.

묘지에 오르는 길......

 




 


 

 













 해마다 동기들이 갈 곳을 의논해서 일 년에 두 번 답사를 떠나는데......

이번에는 하룻밤 머무르는 곳의 편안함도 있어서일지 남아서 도란도란 지내는 모둠과

한번 봤었던 곳이라도 다시 보자는 모둠으로 나누어 졌고 난, 후자를 선택했다.

 

  

 

 

 수덕사의 대웅전은 옆모습이 환상이라고 하던데, 바라보고 있는 동안 편안함이 있어 좋았다.

특히나 여러 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는 절에 비해서 노란 바탕이 오래된 기둥들과 어울려서 음~~~^^

 

 주말이라 절까지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길을 떠난 세 사람은 절 뒤의 해발고도 495.2m의 '덕숭산'을 올라 보았는데......

높이가 낮은 편이지만 정상까지 30분이 걸린다는 말을 믿고 올랐다가는~~~ㅎ

계단이 많은 편이었으며 아기자기 참으로 예쁜 산으로 기억에 남는다.

 

 

 

 

 칡넝쿨이 물들었을지 ......

처음에는 시시할 줄 알고 이곳에서 가까운 '가야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으나 올라갔다 내려오니

하나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 매우 만족했기 때문에 친구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다.

연신 수려한 경치에 칭찬이 마구마구 나왔으며 중간에 작은 초당도 있고,

스님들이 정진하는 곳과 웬만큼 높이 올라갔을 즈음에 배추밭이 나와서 놀라기도 했었던...

 

  

 

 

 서울 근방과 비교해보면 벼 수확한 곳이 드물었으며 지금 현재 노란 들판이 최고조인 것 같았다.

서해안이라서 확실히 낮은 산들로 이어지고 있었고 무엇이든 낮아서일지 아늑하고 평화로웠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멋지네?

 

  

 

 

 정상에 올라 건너편을 바라다보니 저녁 무렵 태양이 기울고 있었는데 구름들이 어찌나~~귀여운지......

바람이 거세지면서 비가 몇 방울 후두둑 떨어지기도 했지만 걱정 없이 행복했었다.

덕숭산 건너편으로 보이는 자락이 가야산이다.

 

  

 

 

 엄마 구름이 아기 구름들을 몰고 나들이를 가는지......

깊어가는 가을날 한켠에 뿌듯함으로 자리 잡았던 그림들이 또다시 되살아나는 듯하다.

집에 돌아오니 남은 친구들은 한말도 넘겠는 은행을 껍질 벗겨서 나란히 마루에 널어놓아...

깜짝 놀라게 했으며 숯불을 피우고 조개며 새우, 고기를 굽느라 한창이었다.

 

 

 

2009년  10월  2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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