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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이 5시 54분이라고 쓰여있어 쿨쿨 자다가 벌떡 일어나 보니

검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보였다. 5분 늦게 일어났는데 해는 바다 위에서

10cm 정도를 올라가고 있었다. 태양은 움직임이 없다지만 지구가

1초에 400m를 전진한다니 참으로 생각할수록 기특한 지구이며

일출을 보려고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이 숙소의 베란다에서 구경해...

좋은 세상에다가... 누구 덕분에 호강을 해본 셈이었다.

태양 윗부분의 검은 구름들을 바라다보며 어젯밤 12시쯤에

바다로 쏟아져 내려왔던 구름들을 상상해보라!

다시 한번 신기하면서도 무서움에 떨었던 생각에 소름이 쫙 끼쳐졌다.

 

 

 

 

 아침 산책으로 뒷동산에 돌아가 보니 작은 동네가 나오고  

달구지 투덜거리며 다니는 길일까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슬 머금은

스크렁이 멋지게 피어있어서 싱그러웠다.

나를 위해 피어 있는 것이란 착각을 엄청스럽게 해 보며......^^ 

 

 

 

 

 떠 오른 햇살에 미소 짓고 있는 열무, 무? 

한 소쿠리 뽑아서 마당에 멍석 깔고 앉아 다듬으며 김치 담그고 싶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라니......

 

 

 

 

 황송하게도 아침을 준다고 해서 거하게 한식으로 먹은 후에

과일도 여러 접시 날라 오고 커피까지 마시고는 떠날 준비 끝~~~ ㅎㅎ

먹구름이 많이 낀 아침과는 달리 햇볕이 겁나게 따가웠다.

 

 오늘 목적지는 양양이다.

속초 시내에 들어가 내일 아침을 간단하게 먹기 위해서

사과, 빵, 인절미, 우유, 유산균 음료 등을 마련하고는,

어제저녁을 먹으며 딸기잼과 버터를 몇 개 슬쩍~해왔었으니 뭐~~~~

걱정은 無

 

 

 

 

 아~~

누구인가.....

그 이름은 평산....ㅎ

속초에 오면 꼭 들렀다가 가는 속초해수욕장이다.

차마 물에는 추워서 못 들어가고 발이라도 담가보고 싶어서......

바닷물이 발목을 간질이고 모래의 포근한 느낌이 발바닥에 사뿐히 느껴져 왔다

이쪽에서 저~~~ 쪽 끝까지 무념무상 걸어보았다.

아담하면서 해변이 깨끗하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와

점퍼를 입었어도 전혀 덥지 않았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속초로 오고 있는 커다란 배가

때마침 도착하고 있었는데 수~많은 사연의 주인공들이 저 배 안에 타고

있을 것이라며 배가 연안에 도착할 때까지 지켜보았었다.

일본으로 가는 배도 있다고 들었는데 언젠가 타봐야겠단 결심을 해보며......

뿌~~ 웅~~~~

 

 

 

 

 양양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아 배낭을 놓고 바로 앞 정자에 나왔다.

옆쪽으로 '낙산사'가 있었는데 비치로 올라오는 곳부터는 老松들이 늘어서 있고  

조용한 분위기에 절까지 있어서 전체적인 풍경이 속초보다 수려했음이 엿보였다.

썬 크림을 바르지 않았더니만 시방 팔과 얼굴이 많이 익었는데......

사진을 보니 역시 탔다....ㅎ...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왔기에 지도를 들고서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지는 않았다.

주변을 산책하는 정도였지만 '낙산사'를 그나마 처음으로 자세하게

들여다본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양양에 도착하여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절에 여러 번 산책을 갔었으니까. 국수도 커피도 무료로 공양을 했는데

불이 난 이후로 국민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의미라 했다.

내일 점심은 국수로 결정하고 저녁을 먹고 나서 해변으로 향하며

 

 

 

 

 이상하게 낭군과 여행을 온 날들은 미리 알아본 무엇이 없어도

항상 보름달이 떠 있더란다. 신기하게도......^^

평소에 달님을 좋아하고 산책할 때 중얼중얼 말을 시피니 친구가 된 것일까.

낮에는 햇볕이 쨍쨍이지만 저녁에는 구름들이 늘어져 있어

달무리에 바다의 반짝거림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이렇게 사람 없는 한적한 양양의 해변을 파도소리 들으며 걷다가..

귀에 하나씩 꽂고는 잔잔한 음악 듣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2009년 9월  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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