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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필 무렵에 연락할 테니 놀러 와~~~"
"응, 알았어!"
대답은 靑山流水로 해놓았는데 무엇이
바빴는지 작년에도 미처 가질 못했다.
지하철을 바꿔 타기는 해야 하지만 집 앞에서
한 번이면 된다니 여행이라 생각하고는,
정말 커다란 마음을 먹고 나섰다.
'구텐베르크의 조선'을 읽으며 눈도 감았다가
밖에도 내다보다가 사방에 건물들로 막힌 답답한
곳에서 살았으니 너른 들판이 나타나면
속이 어찌나 후련하던지~~~~!!
출신지는 못 속인다며 이미 본전은
찾았다는 생각에 '비실비실' 웃어도 보았다.
멀리서 배꽃 향기 맡으며 트랙터(?)가 움직이고
바쁜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는 흙의 모습......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려면 농부님들 마음이 어떠실까나!
기쁘면서도 벅찰 것만 같은데,
나야 흙을 디뎌보며 넓은 농토를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 하고 좋기만 했다.
옆집에 배나무 두 그루 정도 있겠지~~~ 하고
기대도 없이 갔었는데, 웬걸??
유명한 배의 집산지들이 두루두루 있어서
하얀 배꽃들이 곳곳마다 나비처럼 나풀나풀 펼쳐져있었다.
운도 좋지, 그야말로 배꽃의 절정기에 간 것이다.
오호~~~♬
섬진강 주변에 매화나 산수유 보러 갔다가
꽃 멀미 했던 기억이 났는데.....
그리 멀리 가질 않아도 이렇게 탐스런 배꽃들을
볼 수 있어서 그야말로 햐~~~ 아~~
여고 때 '배꽃계집아이'였으니
인연이 있는 꽃이기도 하고......^^*
도시사람들이야 올봄 냉해에 대해서
실감하는 부분이 채소 값이겠지만
벌들이 '붕붕'거리지 않아 직접 꽃가지를 들고
수정해 주시는 농부님들을 볼 때......
얼른 벌들이 식구들을 늘려서 꿀 만들기에
'윙~윙~'거릴 것을 바라보았다.
고목나무처럼 보이는 듬직한 밑동도 멋졌고...
일부러 가지를 옆으로 뻗게 만들었을지...
윗부분이 하늘과 수평을 이루며 햇살을 받고 있었다.
'아하~~ 그러니까 햇볕을 골고루
받기 위함일 것 같네?'
집에 와서 아쉬움이 있었다면.......
저렇게 많은 배꽃들 중에 솎아주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일손을 좀 거들어드리고
꽃 좀 따올 것을, 냉동고 얼음 통에 꽃 하나씩 넣고서
물을 부어 얼린 다음 茶를 탈 때마다 꺼내서 쓰면~
꽃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보기도 좋고
茶 맛도 일품이라 들었건만......
'꽃 솎아줄 때 부르세요~~~~~'
2010년 5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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