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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가 한번은 같은 걷기라도 조금 강도 있게 운동을 해보고 싶은 경우가 있는데~

남산을 걷는 모임이 있다고 해서 (경사가 있으니 아무래도) 호기심을 갖고 따라가 보았다. 

특히나 직장인들이 퇴근을 한 후에 오른다고 하니 한낮의 더움을 다소 떨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평소에는 산에 오르는 분들인데 일주일에 한번 남산에 오른단다. 

 사진기를 들고 따라가며 몇 장을 찍으려 해도 "폭탄 집어넣으시고 빨리 따라오세요." 의 말에 눈치를 봐가며

여러 장 찍었건만 대부분 흔들려서 야경이 다들 춤을 추면서 나왔다. 간신이 몇장 추려서......^^

걷는 길이가 9km라고 얼핏 들린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종아리와 장딴지가 당겼을 테지만?

이런 정도쯤이야 '有備無患!'

 

 

 

 

 언젠가 추석날 달맞이를 하러 남산에 왔었던 기억이 있는데......

실개천 물소리와 높이에 따라 꽃들이 모양새가 달라져서 참으로 산뜻한 모습을 대하니 자주 와야겠단 생각과 함께

기분이 들뜨며 행복함이 몰려왔다. '와우~~~~♬'

잠깐 사이에 날이 어두워지며 달리기 하는 사람들의 땀에 젖은 모습들이 줄지어 나타나니,

나도 물병조차 지니지 않은 자유로움으로  짧은 팬츠를 입고 따라 해보고 싶은 부러운 마음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남산 오르는 길도 알아둘 겸... 앞서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걷는 빠르기만 따라 하겠다는 자세로 시작했었는데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사람들로 구성 되어 있었고, 인상들도 좋았으며 운동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그럴까~

건전해보여서 처음만나는데도 부담이 일진 않았다. '이렇게 모일 수도 있는 거구나!'

 

 

 

 

 얼마쯤 가니 성벽이 불타는 듯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햐아~~~~~~'

불빛이 없었다면 성벽의 구별도 하지 못하고 앞만보며 걸었을 텐데, 돌들이 일률적인 모습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놓여있어서

새로 개축한 모습과는 달리 나이가 많았음이 느껴졌다. 이 성벽(북한산성)은 우리 동네 뒤쪽(낙산)과 연결이 되어질 것이었다.

급하게 오를 수 있는 계단도 있지만 완경사로 정상을 오르려니 산을 나사처럼 돌아가는 모습이었는데

걷다보면 어둠속에서 남산타워가 오른쪽에서 나타나다 왼쪽에서 또는 앞쪽에서도 불끈 솟아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은 전망대에서 가끔 쉬는 시간을 주기도 했으며 얼굴이 달아올라 너도나도 붉은 빛이 되었다.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과는 비교되게 한참을 오르니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구간도 나왔는데,

그 곳을 지나 갑자기 급경사가 나타나는 듯하더니??? 겁을 먹는 순간, 싱겁게 정상에 올랐다. 해발 262m~~ 

 

 

 

 

 그냥 따라 갔었으니 무엇을 알겠는가!

정상에서 그들이 펼쳐놓은 음식은 대충 이러했다. 여기에 만두도 있었으며 수박과 방울토마토도......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했는데 먹는 시간이 오니 민망하기도 했으며 권하는데 가만히 멀뚱~하게 있자니 불편해서

닭다리 하나 뜯고 만두 하나 먹었다, 느끼하여 입가심으로 김치 대신 콜라 한잔 먹고 싶었지만 염치가 없어서 차마......^^

퇴근하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배들이 고프기도 하겠지만 남산을 오르며 이런 음식들이 그들의 가방에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어떻게 알았겠느냐만 내려갈 일도 남아 있는데 너무나 먹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정상서 타워는 오르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서울 밤 구경을 東西南北에 따라 해보았고 연인들의 약속인지~ 

수많은 열쇠들의 매달림에 쓸쓸한 웃음도 나왔다. 누구나 사랑이 영원하길 빌고 싶겠지만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서로의 마음속에서나마 은근히 사랑을 키워가고 열매를 맺게 될 때에 도중에 끓어짐이 없이 사랑하겠다는 다짐이 오히려

필요하지 않을까~~생각했었다. 너무나 헤어짐도 흔하여......  

  

 

 

 

 

 충무로에서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내려가는 길은 명동, 남대문 방향으로 오르던 길보다야 짧게 걸린다고 했다.

그러니까 남산을 횡단하는 격이다. 불타오르는 듯한 풍경의 뒤쪽 성벽은 이렇게 궁전 같은 모습으로 조명이 바뀌었고

내려오며 한적한 공간에서는 둥그렇게 모여 몇 가지 스트레칭도 했다. 한동안 몸무게가 늘어서 날마다 운동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래서일지 적당한 몸으로 회복이 되어 가벼워지니 며칠 사이에 기분이 좋다.

 

 

 

 

 머리 위의 남산 타워!

 

 누구 덕분에 운동 한번 잘했네? 가끔은 변화를 주어 찾아가는 운동도 좋을 듯싶다.

온전히 걷는 시간을 헤아려본다면 2시간정도가 넘었을까? 달은 떠있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캄캄한 밤에 해본 운동이었다.

지하철을 타러 들어간 시간이 10시 50분쯤이었으니......

 

 

 

  2010년 7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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