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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가는 지역은 항상 가슴이 설레이기 마련이다.

충청도에서 오래도록 살았지만 바로 지척인 영동. 황간을 이름만 들어왔었는데 한반도 남쪽지방에서 그야말로 제일 깊

은 내륙에 위치한 지방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내륙에서 살았었으니 바다를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보았으며 회는 스

무 살이 지나 처음으로 먹어보았는데 이곳에서 사는 친구에게  "회 잘 못 먹지?" 하고 질문을 해보니 역시나 그렇다고

했다. 길이 구불구불 해서 그럴지 대전에서 가까울 줄 았았으나 집을 떠나 5시간 정도를 달려서 영동에 도착하였다. 포

도와 곶감이 유명하다는 영동지방은 충청남도와 경상북도를 가볍게 넘나드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잎이 넓은 감나

무가 가로수여서 정다웠고 백두대간에 속한다는 민주지산이나 황악산이 있어서일지 흘러가는 맑은 냇물도 곳곳에서 보

였다. 추풍령 보다는 고개가 낮아서 과거보러 한양으로 올라오던 선비들이 선호했다는 '牛頭嶺" 을 지나니 5분 정도의

거리에 경상북도 김천이 나와서 놀라웠네? 20여년을 이스라엘에서 지내며 공부도 하고 관광가이드를 하다가 돌아온 친

구를 만나러 영동으로 떠나보았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서울을 출발하였는데 망향휴게소 근처에 이르니 하늘이 흐리기는 했으나 비가 멈춘다.

 찾아온 친구들에게 점심을 산다고 해서 들렀었던 김천의 직지사!

'더덕구이정식' 을 앞에 대하고 아침도 못 먹고 떠났었으니 배를 하나 가득 채우고는 산책을 나서보았다.

 

 

 

 

 절로 들어가는 길목에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양쪽으로 돌담을 쌓아 물길을 만들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지사는 국사책에 나왔었던 고구려 승(僧) 아도화상(阿道 黑胡 子)이 손가락으로 황악산을 가리키며 명당 터를

일러주었다하여 곧을직(直)에 손가락지(指) 자를 따서 '直指寺'라 했다고 전해진다나?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의 출가사찰로도 유명하고......

 

 

 

 

 역사가 오래되어서 그럴지 눈에 들어오는 풍경들이 무슨 이야기든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주겠다는 분위기로 다가왔다.

구름낀 흐린 하늘이 걷히면서 강렬한 햇볕에 기분이 새롭기도 했지만 그늘을 벗어나면 '열대우림' 지역을 연상케하여

무지 더웠는데 아휴~~옷이 쩍쩍 달라붙고 가만히 서 있는데도 땀이 주루룩~~~흘러내려서 감당을 못할 정도였으니

남쪽이라 그럴까나? 아마도 장마철 습한 기운이 더해져서 그랬을 테지만 그 시간 바람들은 다들 어디로 갔었는지......

 

 

 

 

 바람은 없었어도 대신 멋진 숲이 이어져 먼곳에 다니러 온 우리들을 반겨주었는데 특히나 요번 나들이에서는 날씨에 대한

변화가 눈앞에서 뚜렷하게 보여져 신기하기도 무섭기도 했었다. 장마전선이 막~~지나가고 있었는지 어느 구간에서는

와이퍼를 최대한 움직이게 했어도 눈 앞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커다란 소리로 이야기를 하다가 모두 눈을 크게 뜨고는 

 '조심조심'을 외쳐댔으며 그렇게 비가 순간적으로 많이 오는 모습을 자동차에서 본 것도 처음이었네? 

40여분을 달리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 개이고~~~!

 

 

 

 

 이스라엘에서 살다가 왔으니 히브리어를 듣고 싶어서 인삿말을 들어보자고 부탁을 했더니만 그렇게 쉬운 말을 물어보냐며

 "샬롬" 이라 했다. 많이 들어 본 말이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할지. 아고~~~그말이었어?....ㅎㅎㅎ....

히브리어를 잘 쓰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많이 없을 텐데 이런 산골짜기에 있지말고 G20정상회의 같은 곳에서 봉사활동이라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러다보면 너에게 알맞는 일이 주어질 거라며 서울시청 홈 페이지에도 들어가보라고 모두들

한 소리씩 했다. 실력이 아까워서!

 

 

 

 

 절 한쪽 모퉁이에 피어있던 푸짐한 수국!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변한다더니 그 모습을 한꺼번에 바라다볼 수 있어 흐믓했다.

마당이 있으면 모듬으로 심고 싶은 꽃~

 

 

 

 

  이성계의 아들인 조선의 2대왕 정종(正宗)의 태봉이 직지사 대웅전 뒤에 모셔져 있었다는데 1928년 일제에 의해서 파헤쳐져 

지금은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겨졌다하며 태봉 정상에 흩어져있던 석물들이 박물관 앞마당에 놓여져 있었는데 제자리를

찾지 못했지만 잔디와 어울려보였다. 입장료에 또다시 1000원의 요금을 내야 박물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잠시 망설였는데 

너무나 더워 열도 식힐 겸 찾았었다. "오호~~시원했어라!'

 

 

 

 

대웅전 안 '후불탱화'가 보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한장 찍어보았다.

뭐가그렇다는 것인지 잘은 모르지만 보이는 그림이겠지 뭐~~~ㅎㅎ

 

 

 

 

 절 내부에는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호두나무등 과실수가 보였으며

살구나무는 오래되어 나무 자체도 엄청 컸지만 생전처음 호두나무를 대해보아서 기뻤다.

'호두나무가 이렇게 생겼었구나?'

 

 이번 여행은 멀리 달려가 친구를 만나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충청북도의 아랫녘 내륙지방에 발 디뎌보았음을 기억하고 싶다.

갈길이 바빴으니 주변지역을 더 둘러보지 못했음은 안타까운 점이었다.

 

 

2010년  7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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