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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뒷집에 '배꽃계집아이' 여고동창이 살고 있다.

3학년 때 같은 반이었기에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반창회가 있을 때면 얼굴 바짝 대고서 이야기도 해보지만,

학교 다닐 적 그녀는 앞 번호여서 그랬을지......

이야기 한번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입시 때문에 끝부분에서 흐지부지 바쁘다가 졸업했던 기억이 지나간다.

 

 뒤늦게 만나 열 명 안팎이 모이는 반창회에 가보면.......

학교 다닐 때와는 달리 키가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모두가 정답기는 해도,

여전히 인사만 나누는 정도의 친구들이 있는데......

서먹함은 없어졌지만 그녀도 마음속 이야기까지야 하지 않던 반 친구였다.  

 

 

 

 

 여고 때 이 친구의 별명은 '꼬기오~~~'였단다.

나로서는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디든 꼭 끼어들어서 말을 한다는 뜻이라나?

한편으로는 자칫 수다스런 여인으로 비춰지기도 하여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된다는 사실에~~~

 '이사 왔다고 알리지 말까?'

 '조용하게 지내고 싶은데~~말이야 말이야.'

 '허나, 최소한 몇 년은 살게 될 텐데...마트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얼마나 미안해질까?'

 '안될 일이지~~동창인데 어떻게? 말도 안 돼 안돼안돼~~'

 

 이사 온지 다음날 청소를 하다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즉시 따르르릉~~~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다짜고짜 몇 동이냐고 물어보더니 이름을 불러도 들을 수 있는 거리라고 하는 게 아닌가?

 '아이고 ~~이런! 17개동이 있다는데 어찌하여 바로 앞뒷집이란 말이더냐!'

층수도 둘 다 낮은 층이니 이름만 불러도 들린다고? 오~~~~마이 갓!!

 

 다음날 아침 8시 30분쯤인데 커피 마시러 오라는 전화가 왔다.

 '아~~~~걱정했던 부분이 벌써 시작되었단 말인가? 운명이라 해야 하나~~ㅎㅎ'

 "집을 늘어놓고 어떻게 가니? 치우고나 놀아야지, 이따가 들러 볼께~~~~" 

 

 이렇게 시작되어 짧은 만남도 길~~게도 가벼운 슬리퍼 신고서 왔다 갔다.

격의 없는 차림에...현관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며 거침없이 오라는 그녀와......

낮은 산에서 운동도 하며...그날부터 마음속 이야기 풀어놓으며...여고동창이란 이런 것이라 알려주는 듯!

근사한 커피를 사왔으니 같이 마시자!

과일이 상자로 들어왔으니 가져가라!

곰국 끓였다..샌드위치 만들었다...얼른 불러서 언니처럼 먹이려고 하고,

무슨 일 있다 생각 건네고....누구 만나면 조심해라...어르고...ㅎㅎ...

 

 오늘도 달려오라 하더니 시금치에...쌈 채소에...홍시에...홍어회무침을 건네준다.

조용히 지내고 싶다 했으면서 이제는 평산 어떻게 변했나?

 '나 모른 척하지마~~~~~ 응?'

그녀에게 처음 가졌던 생각은 차마 이야기 하지 못하고, 요즘 든든한 친구하나 얻어서 좋구나~~~한다.

 나, 이래도 되는 거야?

 

 

 

 

 

2011년 11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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