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의 정자
모임이 있었다.
아이들 시험기간이기도 해서 친구들이 조금 올 것 같으면 약속날짜를 미루려고 했으나,
처음 전화를 걸어본 친구부터 받질 않으니......
일일이 전화를 해보겠단 생각이 바로 바뀌어 문자를 여러 명에게 보냈다.
이름을 다들 정답게 불러주면서......
모임에는 보통 열 명 안팎으로 나왔었는데 장소가 바뀌어서인지......
온다고 문자를 보내준 아이도 나타나지 않았고...시간을 지키지 않아 세 명이서 앉아 있다가
네 명이 앉았을 무렵에 카운터에서 계산서를 가지고 왔었다.
결국 네 명으로 표시를 하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직장 다니는 친구가 들어 가봐야 한다며 일어서고......
다시 한 친구가 늦은 시간에 나타나 결국...식사를 다섯명이서 한 셈이다.
뷔페식 식사였고...학생들을 포함하여...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던지...시끌시끌...
나중까지 둘이서 남게 되었다가 무엇을 배우러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와서......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그런데...4명이 먹었다고 표시가 되어있거든, 以實直告 해야 하니? 직원들이 정신이 없어서 모를 것 같아!"
얌전한 이 친구가 당연하지~~~했으면 고민을 하지 않았을 텐데......
"네가 알아서 해~" 하면서 웃기만 한다...마치 지불하지 않는 것이 무슨 능력이나 되는 모양으로??
'아이고~~~갑자기 어려운 숙제가 코앞에 생겼네.'
카운터까지는 50m의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천천히 향하면서......
'오늘밤 다리를 뻗고 자는 것이 현명할까...아니면 스릴을 즐겨야 하나....ㅎㅎ...'
뭐라고 말이 나올지... 나 스스로도 모른다며... 드디어 카운터 앞에 갔더니만 계산해주는 사람이 없네?
우스갯소리로...네 명도 그만두고 ...그냥 집에 가도 되겠다....농담을 하며 기다리다가......
"죄송합니다, 정산해드리겠습니다. 네 분이서 드셨군요?"
다다다닥 좌판을 두드리며 젊은 청년이 돈 계산을 막 하려는 찰라에....
양심에 찔려 아파하며 쥐꼬리만 한 소리로 "아...니요..... 늦게... 한..사람이 더......"
말을 더듬더듬 해놓고도... 떨려서... 차마...끝내지도 못하고는 속으로......
'에고~~~죄 짓지 말고~~~다리 뻗고 자는 것이... 낫지이~~~~~" 했었다.
그 순간???
젊은 청년이 계산기 두드리던 손을 잠시 멈추고......
내 얼굴을 잠깐 바라다보고는...씨익 웃으며...다시 좌판을 두드리기 시작!
"그...러...세요?"
"음~~~~~~~네 분으로 계산해드리겠습니다!"
아주 씩씩한 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고...맙...습니다!! 히~~~~~"
얼마나 기쁘던지 말이야....ㅎㅎㅎ...
2011년 7월 7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