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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에 살며 조그마한 마당이 있을 적...배추, 무, 파는......

신문지 몇 장 펴고 흙이 바닥으로 튀든 말든 다듬고서 훌훌 털고 빗자루로 쓱쓱 담아 쓰레기통에 넣으면 되었다.

나머지 흙이 남아 신경쓰인다면 바가지로 휙~휙~ 물을 던지며 마음속 답답함도 쏟아버리고......

바닥이 말끔해지면 바라보는 기분 또한 상큼했었는데......

 

 이제 아파트 마루에서 신문지 깔고 무엇을 다듬어보니......

조심스럽기 그지없네? 

'아이, 답답해, 뒷일도 많고......!!'

 

 날 추워지면 화분 둘둘 말아주려고 커다란 비닐 하나 얻어놨는데 요번에는 이것 펴놓고 해볼까?

 

 

 

 

 

 파 한 단 얹어 놓으니 넉넉함이 전해지며 와~~~~진작 그리할 것을......

이렇게 비닐이 고마울 데가 있나?

무릎 위까지 올려서 푹~~덮고 앉으니 포근포근 다리 부분에 난로를 놓은 듯 따뜻해지며, 

무엇이 마루에 튈 걱정도 없이 비닐 한 장으로 웃음이 벙그러~~졌다.

 

 

 

 

 "파 좀 다듬어 주세요?"

 "................................."

 "어떻게 하는 거야?"

낭군은 하기 싫어 뜸을 몇 번 들이다 나오더니 겉에 있는 껍질만 눈곱처럼 떼었다. 

저~~위 껍질을 보세요...ㅎㅎ...

 

 

 

 

 파 뿌리 부분을 다듬기 좋게 잘라주고는 모른 척~~ㅎ

나는 갓을....곧이어 총각무를... 검은 흠집이 있는 곳은 예쁘게 쓱쓱 문지르며 다듬었다.

 

 '아직도 비닐이 넉넉하고 좋으네......??'

총각무 다섯 단을 다듬어 놓고도 개운함에 새삼 비닐이 왜 그리 고맙던지......

 '귀족처럼 모시며 다음에 또 사용할게~~~!'

김치 담그기 절반은 네가 도왔다며 커다란 비닐로 인해 행복을 느낀 날이었다.

 

 

 

 

2011년 12월 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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