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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사 올 때 마지막으로 점검한 부분이 마당이었다.

신발장은 일찍 정리를 해두었으니 화분들이 문제였는데......

집이 헐릴 것이었기에 몇 개 마당에 놓고 간다 해도 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살아있는 생명들이니 어린아이 떼어놓고 오는 모양으로 어른거리기도 할 것이어서 마음이 아파왔었다.

 

 

 

 

 헤어질 수도 있는 식물들을 날 잡아 씻어주고 다듬어주며 어찌해야 하나~~~

문득, 글씨를 배우는 절이 생각나 스님을 찾아뵙고는 여쭈었다.

 "스님, 화단에 꽃나무 몇 개 갖다 심어도 되겠는지요?"

 "그러세요"

 "와~~~~고맙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이제 꽃들이 다 살았구나~~~하며 집으로 달려왔었다.

 

 혼자서 무거운 화분을 들고 여러 번 나를 수는 없어서......

겨울을 밖에서 지내도 될 만한 나무들로 뽑아 커다란 비닐에 한 묶음 챙기고 꽃삽을 들고서 끙끙 절로 향했었다.

어둑어둑할 무렵이라 스님은 방에 계시는지 인기척도 없으셨고......

저녁 6시가 지나면 쪽문만 남기고 닫히니 다급해져서 뒤도 안 돌아보고 흙을 부리나케 팠었다.

 

 이왕이면 보기좋게 한다며 이쪽으로 놓았다 저쪽으로 놓았다......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는데 흙 파는 소리만 들리니 나무 심는다며 좋은 일이라 여겨봐도......

망보는 사람 없이 고요함에 떨리기도 했지만 열 그루가 넘는 아이들을 다 심고 나서 물을 떠다가 마무리하고는,

공기 좋은 곳에서 자랄 수 있고 일주일마다 와서 바라볼 수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가 했었다. 

 

 덕분에 살아있는 무엇들 떨구고 오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이사했음에 감사드리며......

좁을 줄 알았던 집이 속속 제자리로 찾아들어가 가져온 화분들 놓을 자리가 충분해지니 웃음 또한 절로 나왔다. 

집 구경하러 와 꽃 예쁘다고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몇 개 선물하고......

추위에 약한 식물들 마루에 늘어놓았는데 겨울에도 푸르름을 대할 수 있어 그야말로 氣運이 펄펄 난다.

눈 오는 하얀 날에는 더욱 빛이 나니 平山은 늘 푸르러서 좋구나!

 

 

 

 

 

2012년  1월  1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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