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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 싶은 마음에다 詩 한줄기 후다닥 불을 지폈다.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떠나라!' 

'맞아, 편안함은 주지만 생동감이 없잖아!' 

마침 남쪽에서 배가 이동한단 소식이 왔으니

서울이란 궁궐에서 벗어나보자! 배가 떠나기 전 몸을 

그곳에 갖다 놔야 해서 통영 발 9시 50분 버스에 올랐다. 

 

 인삼휴게소를 지난 후이던가! 무주를 지나

장수 쪽으로 향할 때의 모습일 것이다.

영하로 내려간 날들이 이어져 내렸던 눈이 녹지

않았으니 서울서부터 하얀 세상이 보기 좋았다.

특히나 이렇게 산과 경작지를 내려다봄은

후련함과 평화로움이 일어난다.

 

 휘돌아 흐르는 강이 보이고......

떠나고자 하는 병이 난 것이라며 낭군은 가끔씩 체념을 한다.

다녀와도 되겠냐고 묻는 말도 통보라고 여기니...^^

하긴, 가고 싶으면 가야 한다. 설득해서라도...

그러니 길들여진 것일 게다.

 

 원래는 저녁 무렵 도착하려 했으나 일찍 와서

통영을 구경하라는 말에 미륵산을 찾게 되었다. 

등산을 하고 싶었지만 다음날 새벽에 떠날 것이라

배를 점검해야 해서 시간상 케이블카를 타게 되었다.

우~~~ 섬들이 이쁘기도 귀엽기도 했다.

 

 배가 방금 항구에서 떠난다. 미륵산의 '삼덕항'일 듯'.

케이블카에서 내려 10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는데 해발 461m 였고

남쪽이라 따뜻해서 그렇겠지만 경상도로 들어오니

하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지긋하신 어르신

아이 할 것 없이 올라 이런 풍경을 보게 되는 것이라

어쩌면 케이블카가 고맙기도 하다.

 

 오른쪽으로 요트 마리나가 보인다.

저곳으로 움직이려 하며 케이블카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했다.

처음에 배를 타면 섬들이 이렇게 보일 줄 알았다. 

얼마나 둥실둥실 기대를 했는지...ㅎㅎ...

산 위에서 보는 것처럼이면 근사할 텐데...

옆으로 지나니 무슨 섬인지 모양도 모르겠고 답답했었다.^^

 

 이날 5545번째 케이블카에 탔다.

사람들이 있으니 희뿌연한 배경에 경치가 살아난다.

소나무가 제법 많아서 겨울이라도 푸르렀다.

 

 통영항의 모습.....

통영은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 없어서 물가가 비샀다.

작년에 처음으로 통영에 왔었는데 중앙거리에

서울 종로보다 더 여행객들로 가득해서 놀랐다.

겨울이라 그때보다야 적었지만......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서쪽을 보며 내려왔다.

은은하게 해가 기울고 시야가 흐렸어도

꿈틀거릴 듯한 지형들이 멋졌다.

난간에 서서 이 자리에 있음을 감사.......^^

 

 햐~~~

악어가 앞으로 스르르 기어가며 잘록한

머리 부분에... 허리에 타라는 듯......^^

햇볕 맑고 하늘 파랗고 하얀 뭉게구름

떠있을 때 다시 와보고 싶다. 

 

 마리나에 도착하였다.

이때가 그러니까 오후 5시가 넘었을 것이다.

물이 맑아서 조개껍질들도 다 보였는데 수온이 낮아

플랑크톤의 번식이 적어서 그렇단다.

 

 가을에 각종 요트시합이 끝나고

약 3개월 동안 제자리에 떠있던 배라서 조개종류나

해초들이 자라 기계들을 붙들고 있으니, 

속력이 나지 않아 우리가 도착하기 며칠 전

잠수부들을 시켜 이 겨울에도 바다로 들어가

밑바닥 청소를 해놓았단다. 돈이 있으면 해결되는

것이라지만 배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듯!

 

 배터리를 갈아야 한다고 도착하자마자

좁은 공간에서 낮은 포복으로 나사를 조이고 풀고

랜턴을 비추고... 시동을 걸어보고...

기름을 붓고... 모자라면 어쩌나 한통 더 준비하고

해양경찰서에 누구누구 몇 명이 출항을 하는지

도착지점은 어디인지 신고를 하고서야 준비 끝!!!

 

 추워서 배에서는 잘 수가 없어서 통영시내로 나가

저녁으로 무 넣고 하얗게 끓인 복국을 먹었다.

노란 무늬의 물고기가 들어있는 맑은 국물 한 수저에

시원하며 바닷가 통영에 온 기분에 젖어들었다.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기로 하고 혹시나 늦을까

핸드폰으로 알람을 시도해 보았다.

잠을 잤을까?

 

 

 

  2013년  1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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